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연휴가 끝난 뒤 첫차부터 준법투쟁(준법운행)을 재개한 7일 오전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에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연휴가 끝난 뒤 첫차부터 준법투쟁(준법운행)을 재개한 7일 오전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에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에 이어 8일 준법투쟁(준법운행)을 재개한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시 오는 2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서울 외에 부산, 인천, 경기 등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전국 21개 시내버스 노조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동시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종수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국 대표자회의를 마친뒤 "연맹 산하 각 지역 노조는 5월 12일 동시 조정 신청을 하고 15일간 조정 기간 교섭에 임하기로 했다"며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5월 28일 첫차부터 전국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자동차노련 소속 지역별 버스노조 전체의 전면 파업은 현실화할 경우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시 버스노조와 사측인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여러차례 단체교섭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핵심 쟁점은 '조건부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여부'다.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갈등을 촉발했다. 노조는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수당 등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기존 임금체계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는 구조라며, 상여금 조항을 폐지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해 통상임금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은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의 세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던 기존 판례를 11년 만에 뒤집었다. 고정성 요건을 폐지,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나 근무일수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여기에 노조 측은 기본급 8.2%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렇게 되면 서울 시내버스 인건비 총액은 무려 25%나 늘어난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평균 연봉은 6300만원 수준인데 7900만원으로 뛰는 셈이다. 현재 버스 기사의 초봉은 5400만원으로 웬만한 공기업은 물론 은행 초봉보다 많다.

문제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누적부채는 무려 9500억원이며, 지금도 서울시가 연평균 4800억원을 시민들이 낸 혈세로 메워주고 있다. 노조 주장대로 임금을 올릴 경우 서울시의 지원금은 매년 7800억원 수준으로 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월급을 25% 올려달라며 파업을 예고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순수 민간 기업이라면 진즉 시장에서 퇴출됐을 것이다. 준공영제는 시가 노선을 정하는 권리를 갖는 대신 버스업체에 재정 지원을 해주고, 버스업체는 지원을 받는 대신 시가 정한 노선대로 운행하는 제도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을 비롯한 5대 광역시(울산 제외), 경기, 제주 등의 지자체가 버스업체에 주는 보조금은 연간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영제는 교통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이번 파업 예고처럼 버스회사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측면도 지닌다. 사모펀드가 시내버스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것은 시의 보조금 지급으로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버스노조의 이번 파업 예고는 도를 넘은 것으로, 즉각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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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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