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으로 신약개발 부담 줄여 엔비디아, 바이오기업들과 AI 헬스케어 혁신 가속화 "바이오텍도 자체 경쟁력 갖추고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활용해야"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신약 연구개발(R&D) 과정에서 기업 자체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기관·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신약 개발의 복잡성과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 산업 전반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기술 제휴와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탐색 등 다양한 협업 모델을 통해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는 '혁신을 여는 열쇠 :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가 열렸다.
좌장을 맡은 김민지 크로스보더 파트너스 대표는 "글로벌 딜 메이킹에서 중요한 세 가지 키워드는 자본시장 위축과 중국발 기술수출 확대를 비롯해 AI 협력 증가"라고 말했다.
그는 "AI 활용 영역이 약물 발굴에서부터 임상 시험, 개발 및 제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AI를 사용해 조금 더 저렴하고, 빠르고 스마트한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 협력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 간 협업 사례를 예로 들었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와 유전자 분석장비 업체 일루미나를 비롯해 메이요 클리닉, 아크 연구소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AI를 활용한 첨단 의료 서비스 개척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AI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자영 노보노디스크 US 연구개발(R&D) 리드가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미선 기자.
두번째 연사로 나선 김자영 노보노디스크 US 연구개발(R&D) 리드는 "파이프라인의 50%를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구축하고 있다"며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선 'INNOVO'라는 엑설레이터 프로그램을, 미국에선 '바이오 이노베이션 허브'(BIH)를 통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지난해 파트너링 데이를 진행하는 등 한국 바이오텍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여전히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마그네스 조르슨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벤처허브 대표는 "스웨덴에 있는 R&D 센터 내 공유형 혁신허브를 통해 스타트업 등에 공간과 데이터, 전문성을 제공하면서 유연한 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국내 제약사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로는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 렉라자 상용화에 성공했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도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의 결과물이다. 일본 화이자 제약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신약개발 기업 라퀄리아는 2010년 HK이노엔에 케이캡 물질 기술을 이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바이오텍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야만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자체 기술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갖춰 역량 있는 파트너로 인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