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차를 들여온 완성차 업체가 미국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부과 조치에 현지 기업의 부담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GM이 작년 미국 판매량 중 절반에 가까운 123만대를 해외에서 만들어 들여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의 수입량(약 120만대)보다 많은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약 110만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크라이슬러, 지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56만4000여대), 혼다(50만2000여대), 포드(41만9000여대)가 뒤따랐다.

미국 자동차 빅3로 불리는 GM·포드·스텔란티스가 작년 미국으로 수입한 물량은 221만대 수준으로 미국 전체 수입차의 28%가량을 차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로 가장 피해를 볼 미국 기업이 GM이라며 "(미국에서) 수입차가 외국차를 의미하던 것은 이미 옛말"이라고 언급했다.

GM은 한국에서 쉐보레 트랙스, 뷰익 엔비스타 등 저가 소형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멕시코·캐나다 등 해외 생산기지에서도 차량을 만들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GM은 올해 관세 관련 비용이 최대 50억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힌 바 있다. 이중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는 한국에서의 수입 및 기타 비용으로 추산됐다.

GM은 관세 비용 중 30% 이상을 미국 내 생산을 통해 상쇄하고 비용 절감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 익명의 GM 관계자는 한국이 GM의 저가 모델 수출에 핵심 역할을 한다면서 한국 공장 가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 관련) 한미 정부 간 대화가 진행 중인데 어떤 논의가 있는지 알고 싶다"며 "고객과 회사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며, 이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GM의 생산기지가 있는 한국(25%), 중국(145%)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 점도 GM에게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린 '한국GM 공급망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한국에서 만드는 소형차 2종은 미국에서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 차종"이라며 "미국은 인력 부족과 고임금 문제로 미국 내에서 모든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소형차가 관세를 맞으면 소형차 가격이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M 외에도 스텔란티스와 포드는 각각 미국 판매량의 44%, 21%가량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포드는 올해 관세에 따른 손실이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이며 비용 절감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상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블룸버그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루시드, 리비안 등 소수를 제외하면 가수 미국 완성차 업체가 해외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으며,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저가 모델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디트로이트 GM 본사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디트로이트 GM 본사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주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