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센스, 프랑 스업체와 협력… 프로젝트 TV 본격 판매 삼성도 가전과 시너지 모색… LG는 휴대용 오디오시장 개척
중국 하이센스와 글로벌 프리미엄 사운드 업체 드비알레가 협업 개발한 'L9Q 레이저 TV' 프로젝터. 하이센스 홈페이지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가운데, 중국 가전 업체들도 글로벌 업체와 손잡고 사운드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 역시 오디오 분야를 유니콘(기업가치·매출 1조원 이상)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오디오 분야는 단일 제품의 판매뿐 아니라 TV·프로젝터 등 스크린 가전의 경쟁력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하이센스는 미국 시장서 선보인 프로젝트 TV 'L9Q 레이저 TV' 사전계약을 마치고 이날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에는 하이센스와 글로벌 프리미엄 사운드 업체인 드비알레가 협업 개발한 오디오 기술이 적용됐다.
드비알레는 프랑스 업체로 전 세계에서 글로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오디오 업체 중 하나다. 양사는 사운드 감성을 높이기 위해 도금 마감 등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해 시각적 요소를 더했다. 가격은 5999.99달러(약 837만원)으로 삼성·LG전자의 최고가 제품 가격과 동일하다.
하이센스는 L9Q에 대해 "시네마 스타일의 서라운드 사운드 챔버를 통해 관객이 마치 사운드 스테이지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고, 모든 오디오적 뉘앙스를 생생하게 전달한다"며 "드비알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문가급 음향을 제공해 실감 나고 몰입감 넘치는 홈시어터 환경을 구현한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마시오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연말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삼성은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품게됐다. 삼성전자는 카오디오뿐 아니라 모바일, TV, 가전 등 컨슈머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경우 포터블(휴대용) 오디오 시장 분야 개척을 위해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사업가인 윌아이엠과 협업하고, 오디오 사업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 전무는 지난달 서울 양평서 열린 'LG 엑스붐 브랜드데이'에서 "현재 TV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운드바, 홈시어터 분야와 포터블 오디오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조 단위 매출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오디오 시장은 홈, 포터블, 웨어러블, 자동차 등 4개 분야로 구분된다. 이 중 홈 오디오 분야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가운데, 하이센스-드비알레 간 협업 사례처럼 프리미엄 시장 문턱도 넘보고 있다.
가격의 경우 미국 사운드바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Q시리즈 11.1.4채널 가격은 할인 전 1999달러, 이달 기준 할인 후 1499~1799달러다. LG전자의 최고사양 제품인 S95TR(9.1.5채널) 가격은 1499달러다.
이에 반해 TCL의 최고사양 제품인 Q85H(7.1.4)는 스펙 측면에서 다소 뒤처지지만 가격은 할인 전 999.99달러, 할인을 적용하면 499.99달러까지 낮아진다. 중국 업체들이 미국 TV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가적인 판매로 이어지는 사운드 바 제품 판매량도 그만큼 늘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점은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지배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긴장 변화와 관세 인상은 미국 TV 시장의 경쟁 구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멕시코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삼성·LG는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브랜드로부터 미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와 IDC에 따르면 컨슈머 오디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약 200억달러(27조7000억원)에서 600억달러(83조2000억원) 시장으로 급성장했으며 2029년 700억달러(97조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