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슈미르 등 9곳 선공
7일 현재 양측 총 130명 사상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무자파라바드 인근에서 파키스탄군이 인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무자파라바드 인근에서 파키스탄군이 인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핵 보유국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6년 만에 다시 무력 충돌했다.

인도 정부는 7일 새벽 자국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기반 시설 등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군 시설이 표적이 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당국도 인도가 이날 새벽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6곳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무력 충돌로 7일 정오(현지시간) 현재 사상자가 13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인도의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 포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48명이라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양국 사망자 수는 36명, 부상자는 94명에 달한다.

이번 무력충돌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사망케 하고 17명을 부상시킨 테러사건이다.

인도 외교부는 총기 테러의 배후가 파키스탄 테러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이고 파키스탄과 연결된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번 사건이 인도 내 지역사회 소요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 당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인도는 인도 내 파키스탄인 비자를 취소하고 파키스탄과 상품 수입·선박 입항·우편 교환을 금지하는 등 제재에 나섰다.

그러자 파키스탄은 테러 연관성을 부인하며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무역 중단과 인도인 비자 취소, 주 인도주재 대사 초치 등으로 맞섰다. 양국은 테러 발생 이후 실질통제선(LoC) 인근에서 6일까지 12일 연속 소규모 교전을 벌였다. 특히 인도는 전날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를 차단했고, 파키스탄은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번 테러의 근본 원인은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과 힌두교 우위 국가인 인도 간 종교적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테러 희생자들은 대다수가 비 무슬림 신자들이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분점하고 있는 카슈미르의 지역적 불안전성도 양국의 갈등의 씨앗이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안보 내각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엑스(X)에 "교활한 적군이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파키스탄은 인도가 자행한 이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가 있으며, 현재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도 파키스탄을 비난했다. 테러리스트들의 준동에 파키스탄이 책임이 있다며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의 흐름을 막아선 것이다. 양국은 강물 흐름을 보장하는 '인더스강 조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히말라야산맥에서 흘러나오는 강물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인도가 강물을 막으면 파키스탄 수자원의 80%가 차단될 수 있다. 파키스탄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국제사회는 사실상 핵보유국인 양국 간의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성명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에 매우 우려하고 있고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도 큰 곳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자주 일어난다. 인도는 독립 후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으로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양국의 자제를 주문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 지도부 모두와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촌은 인도 파키스탄 무력충돌 외에도 최근 전화의 수렁에 빠져 있다. 3년을 넘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인도적 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7일 이미 폐허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과 점령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정부군과 반군간 2년이 넘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예멘의 후티반군은 홍해를 운항하는 상선을 공격해 미국의 폭격 응징을 당하고 있다. 다행히 후티반군이 상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후티가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해왔다면서 "후티는 항복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를 돕기 위해 홍해 인근을 지나는 국제 상선과 지역을 순찰하는 미국 군함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힘을 얻기도 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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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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