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盧, 이회창 대세론 위협 노풍으로 후보 선출

2002년 후단협의 경쟁력 갖춘 후보 흔들기

金, 한덕수와 후보단일화 약속으로 후보선출

2025년 후보단일화 압력은 약속 이행 촉구


국민의힘에서 후보단일화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견이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는데도 어느 누구도 후보교체를 말하지 않는 민주당의 침묵이 공포스럽고 으스스한 이유다.

김문수 후보는 당의 공식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 후보다.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 곧바로 단일화 압력에 직면한 김 후보 입장에서는 마뜩찮은게 당연하다. 공식 후보로 대접받는 모양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반발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김 후보가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후보는 '김덕수' 즉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적극적인 단일화를 내세워서 당선됐다. 약속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떻든 단일화 압력에 직면한 김 후보측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단일화 압력과 비교를 한다. 외형이 비슷해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먼저 노무현은 이름없는 군소후보에서 소위 '노풍(盧風)', 노무현 바람을 일으키며 대세론을 구가하던 이인제 후보를 누르고 새천년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김문수는 대세론과 상관없다. 약간 앞서는 후보였을 뿐이다. 압도적인 흐름에서 승리하지도 않았다. 노무현은 광주에서의 승리를 발판삼아 압도적 흐름을 만들었고 이인제 대세론을 주저앉혔다. 김 후보는 한동훈 후보의 무서운 추격을 받았다.

노무현은 노풍에 힘입어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역시 대세론을 구가하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역전을 일구어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열세다. 접전과도 거리가 멀다. 이대로가면 대선 패배 확정이다.

노무현은 노풍이 잦아들고 월드컵 바람을 등에 업은 정몽준의 등장으로 기세가 꺾였다. 그래도 이회창, 정몽준과 3강을 다투었다. 정몽준에게 열세로 밀리지는 않았다. 김 후보는 한 후보에게 열세다. 후보 단일화 압력이라는 외형은 똑같지만 그 내용이 전혀 다르다. 노무현이 받은 단일화 압력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면, 김 후보가 받는 단일화 압력은 정당하다.

비슷한 점은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입장과 태도다. 노무현과 김문수 모두 김대중과 윤석열이라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선긋기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차이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세 아들의 비리문제에 시달렸다. 대통령 본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폭락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본인의 범죄혐의다. 당을 그야말로 폭망으로 몰고갔다. 나아가 대한민국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사안의 경중이 다르다. 노무현의 김대중 감싸기는 의리로 평가받지만, 김문수의 윤석열 감싸기는 범죄자 옹호다.

두 전직 대통령의 처신도 다르다. 김대중은 아들들의 비리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했다. 윤석열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버티고 있다. 자기 책임을 외면하고 당을 망하게라도 한다는듯이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이재명과 동귀어진(同歸於盡, 함께 죽을 각오로 상대방에게 덤벼든다는 뜻)하라고 했더니 국민의힘과 동귀어진하고 있다. 당을 수렁에 빠트린 것도 모자라 아예 해체라도 시킬 요량이다. 무책임하고 뻔뻔하다.

단일화 시한은 일단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11일이다. 두번째 데드라인은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5일 바로 직전일인 24일이다. 세번째 데드라인은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29일과 30일 직전일인 28일이다. 최종 데드라인은 대선이 치러지는 6월3일 직전일인 6월2일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02년에는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 후단협이 만들어졌다. 집단 탈당도 있었다. 2025년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길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2025년의 김문수가 2002년의 노무현과 같아지는 건 아니다.

권순욱기자 kwonsw8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권순욱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