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이 대선 전에 관세협상 해결을 원하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벌이고 있는 협상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거에 들어가기 전에 무역 협정의 틀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관세 문제 해결을 통해 대선 선거운동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한국 정부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런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면서 미국 국내를 향한 발언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두르지 않고 절차에 따라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극도로 민감한 문제인 관세협상이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급박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도 국익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현재 한국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만에 하나, 이번 협상이 선거용이라면 외교의 정치화이자 권한남용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관세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건 조율이 아니다. 무역을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대한 이슈다. 따라서 당장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미래의 국익을 담보로 잡히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관세협상은 오직 국익 중심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선거 일정이나 정치적 유불리 등의 요인으로 협상을 서둘면 국익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조급한 정치적 셈법이 장기적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냉정하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협상 내용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과 차기 정부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익을 지키기 위한 외교적 균형 감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국익을 건 협상엔 표 계산이 없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성과'가 아니라, 차기 정부가 이어갈 수 있는 책임 있는 협상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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