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NH농협은행장. [농협은행 제공]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농협은행 제공]
"금융에 품격을 담은 NH농협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고객성장'만을 생각하며 방향성을 잡아가겠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올해 1월 취임하면서 외친 경영목표다. '디지털 전문가' 답게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전략을 새롭게 재편하면서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해가고 있다.

기획력과 영업력 모두 겸비한 '육각형 인재'로 정평이 난 강 행장은 1966년생으로 경남 진주 출신이다. 진주 대아고와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에선 구조개혁추진단 NBD팀장, 카드마케팅부 카드상품개발팀장을 거친 뒤 농협은행으로 넘어와 인사부 인사팀장,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 올원뱅크사업부장, 서울강북사업부장,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부행장)을 역임했다. 농협캐피탈의 지원총괄 부사장도 역임했다. 강 행장은 DT부문 부행장 재임 당시 지주사의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했다. 은행의 뱅킹 앱을 그룹사의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가 농협은행장으로 오면서 농협은행은 '세련미'를 갖춰가고 있다. 다른 은행들보다 발빠르게 인공지능(AI)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금융 전환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다. 농협중앙회는 전국의 농협중앙회 조합원이 주주로 구성된 비영리 법인으로 농협은행의 경영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중앙회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강 행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업무성과 위주의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성과중심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NH변화선도팀'을 신설했다. 매주 2~3개팀을 선정한 후 매분기 10개팀, 연도말 5개팀 및 직원 5명을 선정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직원 120명을 특별 승급시키기도 했다. 상반기에만 특별승급자가 100명이 넘은 것은 첫 사례다. '성과인사 강화방안'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사업추진 의지를 다지기 위해 △우수직원 파격보상 △명예퇴직 우수 사무소장 재도약 지원 △데이터 기반 성과평가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앞으로 농협은행은 연말 정기인사시 기존 베스트뱅커, 여신부문에서 실시하던 특별승진을 자산관리(WM), 디지털금융, 채권관리, 외환 부문까지 세분화해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실적이 우수한 사무소장은 명예퇴직을 해도 근무 기회를 부여하고, 명예퇴직연도 사업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사기진작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데이터 기반 성과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승진심사 항목에 계량 지표도 도입했다. 중앙본부 부서장 및 영업점 사무소장 임용 시 업적평가와 역량평가 등 데이터 기반의 평가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누구나 성과를 창출하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8일에는 원리원칙에 충실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임직원이 '꼭 지켜야 할 원리원칙 10계명' 실천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꼭 지켜야 할 원리원칙 10계명'은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확산, 근무시간 중 사적행위 금지, 금품·향응 수수 금지 등 금융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윤리규범을 담고 있다.

강 행장은 "성과중심의 인사혁신을 통해 인적자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면적 계량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조직 내 성과중심의 인사문화가 내부통제 및 금융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내부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21일 서울 본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은행장과 함께' 프로그램을 통해 강 행장은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곳에서 강 행장은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욱 효율적이고 행복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금융사고 제로화'를 이루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도 정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 △책임 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 금융사고 조기 적발을 위한 상시 감시 탐지 고도화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자점감사(영업점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감사) 본부 집중화 및 디지털화에도 나선다.

준법감시인력은 여신 등 전문 분야 5년 경력자 등 내부통제 전문인력을 확보해 연말까지 122명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사고예방팀·자점감사 모니터링반·책무관리팀 등 3개 조직도 신설했다. 기존 수기 검사 방식으로 진행하던 순회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관제센터인 자점감사 모니터링반으로 대체한 것이다. 금융사고에 대한 임원과 임직원들에 대한 관리 책임도 강화됐다.

강 행장은 최근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고객 신뢰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성과중심의 인사문화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자산운용, 자본적정성 제고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기업금융, WM, 디지털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과 과감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 5회에 걸쳐 '함께하는 변화, 선도하는 미래'를 위한 직급별 간담회를 개최했다. [농협은행 제공]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 5회에 걸쳐 '함께하는 변화, 선도하는 미래'를 위한 직급별 간담회를 개최했다. [농협은행 제공]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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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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