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명박 독주 속 정동영 완패 이재명 후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 한덕수·이낙연 바람 여부에 변화 가능성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새미래민주당,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시국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사퇴 및 출마가 가시화하면서 국민의힘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 여론조사상 수치로 본 현 정국은 2007년과 흡사한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이제부터 국민의힘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을 따라 극적인 양강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너지경제신문 의뢰,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조사,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 ±2.5%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8.5%를 기록해 확연한 1강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보다 1.7%포인트 하락했지만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여전히 35%포인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13.4%, 홍준표 후보는 10.2%, 한동훈 후보는 9.7%를 기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4.4%,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5%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2007년 대선 결과와 비교된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1강 체제 선거가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체 투표자의 48.67%의 표를 받아 26.14% 득표율에 그친 정동영 대통합 민주신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이 결과는 1987년 헌법체제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최대 득표 차이었다. 압도적 1강으로 승패가 사실상 결정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면서 후보들도 난립해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15.07%를 받았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5.82%를 득표했다. 나머지 후보들(권영길 3.01%, 이인제 0.68%)은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리얼미터가 28일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에 비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제공.
득표율로 보면 '대세론'속에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이재명 후보,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정동영 후보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당 없이 독자적으로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후보를 한덕수 국무총리,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비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에 주목한다 2002년의 경우에도 초반에는 비슷한 구도였으나 노-몽 단일화로 판세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는 선거 초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대쪽' 이미지로 대세론을 형성했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여당후보임에도 지지율이 높지 않았다. 그런데 정몽준 국민통합 21 후보가 월드컵 4강 신화를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키며 상황이 급변했다. 때문에 현시점에서 한 권한대행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하면서 돌풍을 일으킬 경우 노-몽 단일화로 전환 가능성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후보자뿐만 아니라 지지층까지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은 '전략적 투표'에 익숙한 느낌이 강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소신 투표 성향이 짙기 때문에 지지층을 움직이기 쉽지 않다"면서 "반명 연대가 성공하려면 이재명이 아니라면 누구든 뽑겠다는 게 잘 돼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