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충격적이었다. 작년 4분기보다 0.2% 감소해 역성장한 것이다. 한은이 전망한 0.2%보다 0.4%포인트나 낮았다. 시장 예측을 밑돈 것만으로도 심각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성장이 멈추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3%에서 2분기 -0.2%로 떨어졌고, 3분기와 4분기 0.1%에 그쳤다가 올 1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작년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0.1% 이하에 그친 것이다. 이는 과거 경제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더구나 1분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영향이 미치기 전이다. 앞으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고 미중 무역갈등이 우리 수출에 타격을 주면 성장률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말로만 위기를 얘기할 때가 아닌 듯 싶다. 민간소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고, 설비투자도 위축세를 보이며, 수출마저 확장 동력을 잃고 있다. 한국 경제는 멈춰섰고, 기존의 정책 기조와 사고방식으로는 돌파구 열기가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방위 총력 대응이다. 재정적·인적·제도적 자원을 모두 동원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 민간 부문을 옥죄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수출 의존적 성장 모델의 한계를 직시하고 내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재정은 단순한 지출 확대가 아닌, 전략적으로 활용해야할 것이다. 인공지능, 고부가 반도체, 양자컴퓨팅, 그린에너지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향한 투입이 중심이 돼야 한다. 위기 상황이라 리더십도 한층 중요해졌다. 정부는 '성장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신뢰의 리더십을 하루빨리 굳건하게 세워야 한다.
기초체력 저하에다 내외부 충격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기로에 서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업과 폐업, 투자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위기를 직시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면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잃어버린 세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 경제의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지금 당장,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죄다 동원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지금이 그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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