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24일 주말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일제히 현장으로 향했다. 지난주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을 넘어 '구대명(90%대 득표율로 이재명)' 구도가 확실시된 가운데 당의 '본진'인 호남에서의 선거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호남권 권리당원 1일차 온라인 투표율은 23.29%로 집계됐다. 앞서 충청권(31.62%), 영남권(46.63%) 첫날 투표율보다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호남권은 민주당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텃밭이고, 전체 민주당 권리당원 112만여명 중 33%에 달하는 37만여명이 집중된 곳이다. 앞서 경선을 치른 충청권과 영남권을 합친 것보다도 그 수가 많다.

다만 최근 주요 선거에서 호남의 투표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21년 제20대 대선 민주당 후보 순회경선에서 광주·전남은 56.2%, 전북은 53.6%이라는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 평균 투표율(70.0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앞선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89.56%에 달하는 득표율을 거두면서 일찌감치 호남권 당원들의 투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재명 후보에게 호남은 '숙제'다. 지난 2021년 대선 경선에서도 이 후보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46.95%를 득표해 47.12%를 기록한 이낙연 당시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배한 지역으로 남았다. 이 후보의 '독주'가 펼쳐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지역(전북·광주·전남)의 투표율은 20%대에 머물러 전국 평균 투표율인 42.1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로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서는 전남 담양군수 자리를 조국혁신당에게 내주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이례적으로 1박 2일 호남 유세에 나섰다. 24일에는 전북 새만금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전일빌딩을 찾아 민주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본인의 대표 정책인 '에너지고속도로'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AI(인공지능) 산업 등을 망라한 호남권 맞춤 공약도 발표했다. 호남권에서도 충청·영남권 결과와 비등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내 '정통성'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앞선 두 지역 경선에서 5%대 득표율에 멈춘 김경수·김동연 후보에게도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김경수 후보는 앞서 지난 22일에 한 차례 광주와 전북 전주 등을 방문했으며 이날에는 전남 목포와 무안, 순천 등을 잇달아 찾아 당원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1박 2일 일정을 소화 중인 김동연 후보는 이날 전북도당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고, 광주에 있는 한국광기술원을 찾아 관련 기업체 관계자 등과 함께 '광주 산업과 일자리'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전북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전북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당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당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의 지역 당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의 지역 당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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