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기자님은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운용사 A상무의 강의를 듣다 받은 질문이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분명 그동안 금은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믿는 명확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다들 그렇다고 하니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정도다.

지난해 금값 상승이 본격 시작되면서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이렇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데 정말 금은 안전할까? 빠르게 오르는 시기가 있다면 반대로 내리는 시기는 없을까?

그러면서 과거 금값 움직임을 살펴봤다. 금은 달러가치가 낮아질 때, 금리가 내릴 때,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때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특정 기간으로 한정하면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달러가치와 함께 금값이 내리기도 했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금값이 함께 움직이던 때도 있었다.

최근 3년간 금값은 온스당 1600달러에서 3300달러까지 두 배 뛰었다. 그런데 반대로 2012년부터 3년간 1700달러에서 1000달러까지 무너진 구간도 있었다.

그렇다면 금은 안전자산이 맞는걸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안전자산은 위험이 없는 자산이라는 뜻이다. 채무불이행, 시장가격 변동, 실질가치 변동 등 자산의 다양한 위험을 회피(헤지)할 수 있는 것이 안전자산이다.

금은 내 손에 들고 있는 실물자산이니 당연히 채무불이행 위험은 없다. 그런데 시장가격 변동과 실질가치 변동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금값이 매일같이 바뀌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런 의문 때문에 A상무의 질문에 "요즘 금값 움직이는거 보면 안전자산 아닌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지난 22일 금값이 처음으로 장중 3500달러를 넘겼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3270달러까지 200달러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하루 가격 변동률이 5%가 넘는 자산을 더 이상 안전자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다행히 대답이 상무님이 의도한 정답과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설명에 앞으로 기사에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쓰지 말아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금은 그냥 현재 경제와 정치 상황에 대한 헤지 수단일 뿐인 거죠. 달러가치가 내리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있으니 그냥 금이 주목받는 거죠. 트럼프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줬겠죠. 그런데 상황이 바뀌면 금값도 떨어질 수 있겠죠? 그럼 이게 주식과 다를바가 있을까요"

조금 더 찾아보니 금의 대표적인 헤지 항목인 인플레이션과도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금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S&P500에는 강한 헤지 기능을 가졌다.

해당 논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극심한 경제위기 상황이 왔을 때 왜 사람들은 국채 같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두고 금을 선택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날까라는 질문이었다.

"행태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불안기에 가능한 대체 자산에 대해 숙고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노란 금에 대한 좋은 이미지에 쉽게 휩싸여 합리적인 안전자산 채권이 아닌 금 자산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결국, 금이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애매모호할 때 사람들이 종이 자산보다는 촉각으로 단단함을 느끼며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기 수중에 직접 점유하고 있다는 현실감을 선호해 위기 때마다 금값이 오르고 있을 뿐이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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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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