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고객인증 소식 공개
'CMM DDR5-96GB' 인증 완료
AI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신호
PIM·뉴로모픽 등 확장 가능성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성공 사례를 인공지능(AI) 서버용 차세대 메모리로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HBM에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시작하며, 장비 투자를 확대한 점이 차세대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미래 메모리 제품군에서도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3일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2.0 기반 D램 솔루션 CMM(CXL 메모리 모듈)-DDR5 96GB(기가바이트) 제품의 고객인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객인증은 양산 전 최종 단계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128GB 제품에 대해서도 다른 고객과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업계 첫 사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작년과 재작년 CXL 2.0을 지원하는 D램 양산 계획을 밝혔지만, 고객인증 소식을 공개적으로 전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CXL은 컴퓨팅 시스템 내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아직까지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HBM처럼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제품이어서 '넥스트 HBM'으로도 불린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CXL 시장이 2022년 170만달러에서 2028년 15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시스템에 이 제품을 적용하면 기존 DDR5 모듈 대비 용량이 50% 늘어나고 제품 자체의 대역폭도 30% 확장돼 초당 36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는 고객이 투입하는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AI 서버용 제품 포트폴리오가 HBM 외 타 제품군으로 넓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를 강조했는데, 회사 계획에 맞춰 제품군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로부터 제안받은 AI 서버용 제품 요구를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에 알려진 것"이라며 "CXL은 아직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은 시장이지만, 향후 개화되면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기회를 잡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PIM(프로세스인메모리)과 뉴로모픽 등 다른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 앞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가 HBM 성공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점이 다른 기술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CXL과 PIM, 뉴로모픽은 모두 공정 방법이 다르지만 투자가 이어지면 기술 개발 속도는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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