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 수업

캐스 선스타인 지음 / 신솔잎 옮김 / 윌북 펴냄


'넛지'의 공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 하버드대 법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캐스 선스타인이 쓴 AI(인공지능) 시대의 행동경제학이다. 가짜 뉴스가 판치고 음모론이 쏟아지며, AI가 감쪽같은 허위 정보를 만들어내며 신념의 밑바탕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책은 '결정에 관한 결정'을 이해하며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움을 준다. 결정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어디서 잘못됐는지를 살펴본다. 점심 식사 메뉴를 정하는 일부터 정치적 결단까지 일상에서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이란 무엇이며, 어떤 결정법이 합리적이고, 사람들이 어떠한 함정과 모순에 빠지는지를 두루 살핀다.

삶이 180도 바뀔지도 모를 중대한 기로에 섰을 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아는 것이 힘인가, 모르는 것이 약인가? 정치적 신념은 왜 이토록 극단으로 치닫는가? 그리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인간은 알고리즘을 따라야 하는가?'라는 다양한 질문을 깊고 넓게 탐구한다.

리더는 '어떻게 결정할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이차적 결정(결정에 관한 결정) 전략을 소개한다. 몇 가지 '표준'을 세우거나, 큰 결정을 '작은 단계들'로 나눠 점진적으로 내리거나 하는 식이다. 기업은 '규칙'을 세워 사원들을 관리한다. 정보가 부족하다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가에게 판단을 '위임'한다. 때로는 '직감(휴리스틱)'에 의존하기도 한다. 과연 언제 어떤 전략이 가장 바람직한가? 책을 읽고 결정의 부담과 책임감, 평등, 공정성 등 중요한 차원들을 다채롭게 살피며 각자의 상황에 맞는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몇가지 흥미로운 행동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 판사는 피고인의 머그숏(얼굴 사진)이 지저분하기보다 깔끔할 때 더 많이 석방했다. 이런 '머그숏 편향'은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나은 한 가지 이유가 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믿음을 설문조사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존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에 더욱 기우는 '편향 동화'를 보였으며, 여기서는 정치적 신념이 양극화되는 양상을 자세히 유추해볼 수 있다.

저자는 선택의 다양성과 결정의 자율성을 예찬한다. 고성능의 AI가 실제와 구분되지 않는 생성물을 쏟아내고,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에 넘치는 가짜 뉴스와 악의적인 선전·마케팅이 우리의 판단을 왜곡하고 결정을 조종하려 하는 시대다. 경제학부터 심리학, 법과 공공정책, 철학까지 통찰하는 책으로 흔들리지 않는 '결정력'을 길러보자.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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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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