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수렁에 빠져 있다. 조기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경선 후보들은 서로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가 사실상 후보를 확정지은 채 중도층 잡기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처음 50%를 돌파했다. 국민의힘 주요 후보를 다 합친 30%대를 훌쩍 넘어선다. 이대로라면 이번 대선은 이변이 없는 한 보수의 필패다.

보수가 이렇게 늪에 빠져 있는 건 비전도 없고, 통합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보 또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은 후보들 간 막말 경쟁과 인신 공격, 탄핵 찬반과 '한덕수 출마론'을 둘러싼 공방으로 지지자들조차 내쫓을 판이다. 비상계엄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두시간 짜리 해프닝"이라고 했고, 나경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가 탄핵을 선동해 이 지경이 됐다"고 했다. 한 후보는 "우리 당 대통령이 했더라도 계엄은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후보는 나경원·김문수·홍준표 후보를 향해 "전광훈 당으로 가 경선을 치르라"고 비난했고, 나 후보는 "뻐꾸기 그만하시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지목해 "뭐 하러 키높이 구두를 신냐" 등 인신공격성 질문을 했다. 이 와중에 이런 사태를 초래하고도 반성없는 윤 전 대통령 측의 뜬금없는 신당 추진설과 정치 재개 논란이 중도층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윤 어게인'을 기치로 신당을 외쳤던 변호사들을 사저로 불러 식사를 했으며, 전광훈 목사는 국민의힘에 반대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가 지리멸렬한 가장 큰 원인은 윤 전 대통령 자신에 있다. 그가 남긴 그림자에 아직도 보수 전체가 헤매고 있는 것이다. 대선에서 보수가 승리하려면 '윤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윤석열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미 탄핵이 인용되고 대통령직에서 해임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대한민국 또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이 계속 정치판을 기웃거린다면 '내란 혐의'를 핑계로 한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 시즌2'와 정치보복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을 당했지만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며 품격을 잃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또한 스스로 "정치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이다. 그리고 그것만이 윤 전 대통령이 부르짖어왔던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보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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