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압도적 '어대명'이다. 90% 득표의 예선이든 한 달여 앞 본선이든 '이재명 대세론'이다. 갤럽 기준으로 그는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하며 30% 박스권을 탈출하는 모습이다. 하루에 완성한 후원금 모금은 '역대 최단 한도 마감' 기록이다.

지난주 전국지표조사(NBS)의 가상 3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3강 후보 중 누구와 붙어도 45%를 득표한다.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합해도 25%에서 31%에 불과하다.

'어대명 대세론'의 힘은 유권자 10명 중 절반이 넘는 '정권 교체론'이다. 정권 연장론은 30% 중반 언저리에 머무르는데 그것은 조기 대선이 국민의힘 '책임 선거'임을 말한다. 정권 교체론은 늘어나는 추세이고 정권 연장론은 반대다. NBS 여론조사의 정권 연장론 지지는 33%로 보수 후보 지지율을 다 합한 것과 비슷하다.

이제 남은 변수는 '제3지대 반명(反明) 빅 텐트'다. '이재명은 안 된다'가 출발점이지만 '누구를 막자'만으로는 성공이 어렵다는 게 고민이다. 시민 58%가 "반대만 하는 연대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한다.

빅 텐트에서 미래 지향형 단일 후보로 '1:1 양자대결'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해볼 만한 선거가 될 텐데 쉽지 않아 보인다. 빅 텐트 성공을 위한 '비명+반명 정치세력의 연결 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다당제 지향의 선거제도 개혁과 연정 그리고 개헌이 대표적이다. 2028년 총선과 대선 동시 선거를 전제로 한 '임기 3년'이 핵심이다. 긴 논의와 숙성이 필요한 주제들이다.

'모두 대선에 나오고 싶어 하지 대선 도우미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는 지적은 현실적이다. 빅 텐트 단일 후보의 리더십과 다양한 참여세력 간의 정치적 신뢰가 중요한 이유다.

빅 텐트의 첫 테스트는 한덕수 참여라지만 이중적이다. 디딤돌이자 걸림돌이라는 말이다. 그는 "범보수 대선후보 적합도 1위"이자 "54명 의원으로부터 출마요청"을 받지만 동시에 "탄핵받은 정권의 총리가 대통령에 나오겠냐"라는 우려도 분명하다.

NBS 조사에서는 '한덕수 대행의 대선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가 66%, '바람직하다'가 24%에 불과하다. 가상 3자 대결에서 보수후보의 지지율 합계와 유사하다.

빅 텐트의 두 번째 시험대는 이준석의 참여다. 빅 텐트를 향한 확실한 디딤돌이지만 당사자가 부정적이다. 그는 '백전백패 극악의 수'로 "빅 텐트는 실패할 운명"이라고 한다. '단군 이래 최고의 몸값'이 출발점이다.

빅 텐트 성공의 결정적 계기는 '윤석열과의 관계 정리'다. 국민의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국민의힘의 '찬탄 vs. 반탄 대립' 내용은 '친윤계 vs. 비윤계의 갈등구도'다. '한덕수 차출론'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 승리가 중요하냐 아니면 대선 이후가 중요하냐에 대한 의원들의 판단이 다르다.

다행스럽게도(?) 예상과 기대보다 빠른 '윤석열 아웃'의 모양새다. 그는 "이기고 돌아왔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확증적 망상으로 병원 가야 한다"는 반발과 "당에 부담만 될 뿐"이라며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를 떠나게 할 수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이다. '성찰과 책임'의 길일지 아니면 '웰빙당 전통과 DNA'를 이어갈지 갈림길에 있다. 본선을 겨냥하는 후보보다는 대선 이후를 향하는 후보가 많아 보인다는 지적은 안타깝다.

보수의 재구성이 요구된다. 보수는 총선 3연패 중으로 100석 남짓의 최저선을 지킨다. '친윤 영남당' 이미지의 비주류다. 변화하는 유권자 지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은 "3년만 참자"거나 "5년만 버티자"라는 구호로 극복할 수 있는 단기적 위기가 아니다. 구조적 한계라는 것으로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보수의 재구성은 진영의 다당제 분화와 경쟁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보수의 정체성 구축'을 향한 한동훈과, '동탄 3자 구도 승리 방정식'의 이준석의 역할과 기대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경합이다.

보수의 재구성을 향한 출발 조건은 분명하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지적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진정성 있는 성찰"이다. 그 다음에 반성과 성찰이 책임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누구나 공감하며 놀랄만한 행동으로 나타나는 철저하며 진정성 있는 책임이 중요하다.

지금은 빅 텐트의 성공을 위해, 대선 후에는 보수의 재구성을 위해 반성과 성찰의 책임 있는 행동을 누가 먼저 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