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불시착
홍찬선 지음 / 스타북스 펴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인 백석(白石)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소설은 식민지, 광복, 남북 분단의 격동기를 살아낸 백석의 삶을 '불시착(不時着)의 연속'으로 보고 그의 궤적을 문학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소설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백석의 숨결이 스쳐 간 지역을 직접 답사했다.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 졸업 여행을 다녀온 이즈(伊豆)반도, 1940년부터 광복될 때까지 살았던 만주의 신경(현 선양)과 안동(현 단둥), 조선일보 기자 시절 다녔던 광화문과 소공동,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뚝섬 등이다.

소설은 백석이 한글 사용이 사실상 금지됐던 암흑기 속에서도 오로지 한글로만 시를 썼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시가 시대와 삶의 투쟁 속에서 피어난 결과물이라는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백석의 대표 데뷔작 '정주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내놓는다. 평안북도 정주성이 아니라 경남 진주의 진주성을 배경으로 쓴 시라고 유추한다. 백석의 유일한 시집 '사슴' 제목에 담긴 의도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사슴'은 일제의 검열을 피해 범(虎)을 대체해 민족 정체성을 은유한 것으로 해석했다. 소설은 문학적 상상력도 풍부하다. 백석이 이상·윤동주와 나눈 교감, 노천명과의 시적 연결, 백신애와의 사랑, 손기정과의 우정 등 다양한 인간 관계들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백석의 연인으로 알려진 김영한(자야·子夜))의 자서전 '내 사랑 백석'이 사실이 아닌 허구라고 반박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내 사랑 백석'을 철저히 분석하고 역사적 사실과 비교한 결과, 김영한의 주장은 창작이거나 과장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 소설 본문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배제했다. 대신 부록 '백석과 자야의 러브스토리는 김영한의 소설이었다'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백석의 고향 정주, 광복 후 거주한 평양, 최후를 맞은 함경도 삼수 관평농장 등을 배경으로 후속작도 집필할 계획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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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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