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통상 문제외에 방위비 분담금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통상·안보를 분리하는 '투트랙' 입장으로, 이번 협상에서 통상 본연의 이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무역 균형 추구와 비관세 장벽 해소 노력 등을 함께 담은 범정부 '패키지'를 제안해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부담 최소화를 끌어내 보겠다는 전략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챙기는 한미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참여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 관세율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협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일이다. 큰소리를 쳤던 트럼프 행정부는 시진핑 중국 정부의 거센 맞대응과 금융 시장 불안,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과 미국 내 반발 확산 등으로 내심 협상 타결에 조바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 등 전통적 우방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은 것도 구체적 성과 내기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의를 위해 방미한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직접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액,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저조한 판매량 등의 개선을 요구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도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방위비를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에 비유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9배에 달하는 100억달러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3월 미국으로의 철강 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9%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다. 고율관세를 낮추는 게 시급한 일이긴 하나 결코 합의에 서둘러선 안된다. 그동안의 사례에서 봐왔듯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상 우리가 양보한다고 해서 단번에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만무하다. 일본 등 경쟁국의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협상을 진행, 섣부른 합의로 국익을 해쳐선 안된다. 큰 틀만 협상하고 구체적인 것은 새 정부에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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