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세청 수장 임명 둘러싼 갈등에 베선트 장관 손 들어줘
머스크의 국방부 기밀접근 시도 무산…관세 정책에도 의견 반영 안돼

지난 3월 9일 백악관에서 'DOGE' 문구 적힌 티셔츠 내보이는 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9일 백악관에서 'DOGE' 문구 적힌 티셔츠 내보이는 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흘 붉은 꽃은 없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는 법일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일론 머스크(사진)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합니다. 일각에선 백악관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켄더를 임명했습니다. 지난 15일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백악관을 통해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앉힌 게리 섀플리가 불과 사흘 만에 교체된 것이죠.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재무부 산하 기관에 대한 머스크의 인사 개입에 불만을 품은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머스크의 인선을 뒤집은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지난 17일 극우 선동가로 알려진 로라 루머가 베선트 장관을 비판한 엑스(X·옛 트위터) 글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루머는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해온 금융계 인사와 협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으며, 머스크는 이 글을 공유하며 "문제가 된다"(Troubling)고 댓글에 썼습니다. NYT는 이같은 머스크와 베선트 장관 간 불화를 전하면서 "머스크는 지난 몇 주간 백악관 내에서 잇달아 좌절을 겪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머스크 정부효율부의 수장을 맡아 연방기관 지출 삭감 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부처·기관의 비협조로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초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는 머스크가 후원한 보수진영 후보가 낙선해 패배 책임에 대한 화살이 머스크를 향하기도 했죠. 또 머스크가 지난달 21일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으려고 시도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직전에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습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도 머스크는 지난 8일 트럼프의 '관세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멍청이"라고 원색적으로 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응하지 않다가 결국 베선트 장관의 말을 듣고 정책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도 머스크의 역할은 초반에 짧은 발언으로 끝나, 첫 각료회의 참석 당시 거의 독무대를 연출한 것과 비교됐습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 머스크의 영향력은 한계가 없어 보였지만, 근래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머스크의 백악관 내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머스크는 근래 몇 주간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소유한 엑스에서도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NYT는 지난달만 해도 머스크가 엑스에 하루 평균 107건의 게시물을 올렸으나, 이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하루 평균 55건의 게시물을 올렸으며 100회 이상 게시물을 올린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주연급 에너지가 넘치는 억만장자의 모습을 근래는 자주 보지 못하게 됐다"고 평가했죠.

NYT는 그러나 그의 정치적인 역할은 상당 부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머스크가 몇몇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여전히 머스크에 대해 따뜻하게 언급하면서 그가 테슬라에 대한 공격을 견디며 자신과 협력해온 점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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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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