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패널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제공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패널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제공
'챗GPT'의 지브리 화풍 변환이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내년 초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에 저작권 보호 목적의 법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AI 시대, 방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법제도적 과제의 모색' 주제의 특별 세션 발제자로 나선 박희경 MBC 법무팀 차장(변호사)은 AI 기본법의 조속한 후속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 헌법은 '창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AI기본법은 저작권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체계에 관한 충분한 논의과정 없이 서둘러 입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차장은 "AI가 인간의 창작 산업 구조 전반을 붕괴시킬 수 있는 큰 영항력을 가진 만큼 현행 법안에서 미흡하게 처리된 데이터 투명성 의무 부과, 정당한 보상 방식 등 저작권 보호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의 'AI법(AI ACT)'과 미국의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안)'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미국, EU 등 해외 동향에 따르면 AI 산업 진흥과 저작권 보호 조치가 병행되고 있는 반면, 국내 AI기본법은 진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토론에 참여한 표시영 강원대 교수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공정 이용은 법원의 케이스별 판례에 따라 달라지는데, 미국과 EU의 판례를 보면 이용의 책임 범위가 확대되고 판단 기준도 점점 정교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태경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AI 사업자가 학습용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 권리 침해를 입증하는데 권리자의 부담 자체가 과도해지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라이선스 기반의 콘텐츠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AI 기업의 지속적인 무단 데이터 학습 산업은 시장 지배적 지위의 고착화와 연결돼 단지 저작권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공정거래법이나 경쟁법 등에 관한 시장 건전성 문제로까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인간의 창작이 멈춘 세상에서 AI의 발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만큼 향후 저작권자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균형 잡힌 후속 입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유관 부처와 협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영진 문체부 과장은 "저작권 이슈는 국제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들과 규율 방식의 차이가 클 경우 글로벌 차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AI 관련 법률 개선도 타 유관 부처와의 협조 하에 해외 입법 동향에 주시하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