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상품 재정비 후 재출시 검토"
금감원, 도덕적 해이 우려에 제동

펫보험(반려동물보험) 강자인 메리츠화재가 다음 달 개정 상품에 판매 중단했던 '간편심사형'을 우선 취급하지 않는 것이 유력하다. 간편심사형 펫보험은 입원이나 수술을 제외하고 3개월 이내에 동물병원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상품으로 올해 초 업계 처음으로 내놨다. 최근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 가능성을 높일 펫보험 보장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쉽사리 판매 재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디지털타임스 취재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초 간편심사형 펫보험을 판매했다가 돌연 중단했다. 보험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상품이란 점을 내세워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지만 보장 구조가 유사해 독창성이 없다는 등의 업계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금융감독당국도 판매 중지 권고를 하며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금융당국의 감독행정에 따라 펫보험 리뉴얼 상품을 준비하면서, 간편심사형 판매 재개에 대해선 아직 방침을 세우지 않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간편심사형 상품은 배타적사용권 신청 이후 논란되며 금융감독원도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며 "추후 상품을 보완해 재출시를 검토 중이지만 다음 달 바로 판매할 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새로운 급부 방식을 도입해 반려동물의 수술 등 고액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의료비 자기부담 총액을 기준으로 연 5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했다. 또 3·5년 단위 갱신으로 만 20세까지 보장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 거절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치료비의 총 보장비율은 80%로 높은 편이었다. 기존 상품보다 반려견은 최대 36%, 반려묘의 경우 66%까지 보험료 부담도 낮췄다.

그러나 금감원은 판매 중지 권고 당시 과잉 진료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상품 보장을 손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펫보험 가입자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도덕적 해이 등으로 손해율이 급등할 경우, 제2의 실손의료보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취급하는 10개사 기준 펫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16만2111건, 원수보험료는 800억원에 달했다. 장기 펫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2018년과 비교해 각 23배, 70배 넘게 성장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수년째 펫보험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영향력이 높다.

최근 금감원은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에 전반적으로 감독행정 조치도 내렸다. 다음 달부터 판매하는 펫보험 상품의 재가입 주기와 치료비 보장비율을 보험사들이 동일하게 하도록 했다. 기존에 최대 20세 만기로 3년 또는 5년의 재가입 주기에서 1년마다 다시 가입하도록 했다. 이에 재가입 시점에 반려동물의 질병 등으로 인수 거절이 될 수 있다. 펫보험을 통한 치료비 보장비율은 최대 70%, 본인 부담금은 30% 이상으로 하고 최소 자기부담금은 3만원으로 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현재 동물병원에서 진료코드 및 진료비 등이 표준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비를 100%까지 보장하는 곳도 나오면서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험업계에선 상품 개정 이후 펫보험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본인부담금이나 매년 재가입 시 보험료 인상 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메리츠타워. [메리츠화재 제공]
메리츠타워. [메리츠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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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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