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왼쪽)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나서며 배웅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오 시장이 수도권과 중도 확장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표심을 끌어와야 본선은 물론 당내 경선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각각 다른 시간에 오 시장과 만났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 시장과 아침식사를 함께했고 나 의원은 오전에 서울시청을 찾았다. 안 의원은 오 시장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정치 현안을 논의했고 유 시장은 오후에 면담을 가졌다. 이날 하루에만 국민의힘 대선주자 4명을 만난 셈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우 전날인 15일 오 시장과 회동했다.
나경원(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나와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오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은 지지율 흡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중도 확장성을 지닌 보수 진영 잠룡으로 꼽혀왔으나 지난 12일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오 시장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이 가속화했다.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세워 줄 것을 당부하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쥐고 있는 수도권 민심을 가져오면 추후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셈법이 깔렸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오 시장은 명확히 누구를 지지할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를 두고 경선 컷오프 이후 후보들이 더 좁은 범위로 추려지면 오 시장이 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나와 오세훈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 시장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디딤돌, 서울런, 약자동행지수, 미리내 등 서울시의 훌륭한 정책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서울시의) 실적을 바탕으로 한 행정, 복지, 교육제도 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오 시장과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오 시장과 저는 상당한 기간 동안 같이 행정을 했고 정책적으로 공유, 공감하는 부분이 타 후보와 다르다"고 전했다.
나 의원도 "오 시장이나 저나 서울을 근거로 활동했던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간 많은 교류가 있었다"며 디딤돌소득이나 서울런 등 서울시 정책을 전국으로 당연히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정복(왼쪽) 인천시장이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나와 오세훈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은 "오 시장이 '저와 정치적 스탠스가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며 "중도확장성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안 의원은 "오 시장이 정말 슬프게도 이번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도확장성 있는 부분에 대해 제가 다 포괄하고 안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날 오후 오 시장의 집무실을 방문한 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국가로 회복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며 "저와 오 시장은 같은 수도권 단체장, 시장으로서 일해온 만큼 하나의 지역에 국한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이 이겨야만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고 국민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정책을 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