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수입 자동차 25% 관세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 내 차 판매가격의 대폭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관세 충격에도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이날 블룸버그 뉴욕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무뇨스 사장의 이런 언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올해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무뇨스 사장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담하는 관세 비용의 영향이 모델의 가격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엔트리 레벨의 가격이 3000∼4000달러(약 429만∼571만원)씩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시장의) 고객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해서 가격을 그렇게 올리면 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또 이달 초 현대차가 미국에서 가격을 향후 두 달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판매 실적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마케팅 프로그램이 끝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일부 모델을 빼거나 가격을 크게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달 현대차가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자동차 관세가 부과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인센티브나 관세 때문에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에게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3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대차 보도발표회에서 현대차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