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15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지난 9일 엔비디아에 중국 및 일부 국가로 H20를 수출할 경우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20을 중국 및 기타 국가로 수출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엔비디아는 55억달러(7조6000억원)의 분기 손실을 반영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H20은 기존 H100·H200 대비 연산·대역폭을 낮춘 중국 수출용 AI 칩이다. 2022년 발효된 AI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춰 설계됐지만, 미국은 해당 칩이 중국 내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제재에 나섰다.
H20은 지난해 120~150억달러 규모 매출이 기대되던 주력 제품이다. 화웨이·알리바바·바이두 등 주요 고객사 수요가 집중됐고, 중국 생성형 AI 스타트업 'DeepSeek'의 R1 모델도 해당 칩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당초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차세대 AI 반도체로 성장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하지만 블랙웰 조차 오는 5월부터 시행될 'AI 확산(AI Diffusion) 규칙'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수출 규제는 엔비디아가 미국 현지 투자를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엔비디아는 14일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미국에 최대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 정부는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거나 전용될 수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주력 수출 시장이 막힐 수도 있다는 우려에 엔비디아 주가는 장외서 크게 하락했다. 이날 1.35% 상승으로 마감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한국시간 16일 오전 8시 기준 6%대까지 떨어졌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은 170억달러(22조원)다. 엔비디아에 있어 중국은 미국,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네번째로 큰 시장이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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