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한국GM 직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해 직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르노코리아의 경우 신차 판매 호조로 직원 수가 대폭 늘어나 뚜렷하게 대비된다.

한국GM은 국내 물량 생산 확대 등 계획대로 국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작년 수출 의존도가 더욱 심화돼 관세 대응이 더 버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GM의 직원 수는 작년말 8653명으로 전년보다 136명 감소했다. 한국GM 직원 수는 2021년 8769명, 2022~2023년엔 8789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엔 세자릿수의 이탈을 보였다.

회사 안팎에서는 지속된 노사갈등에 더해 수출 기지로서의 불안감이 내포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달리 르노코리아의 경우 2023년말 3093명에서 작년 말엔 3745명으로 650여명 늘었다. 작년 신차로 선보인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 호조와 함께 미래 신차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도 적극적으로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뿐 아니라 회사의 미래 전략에 따라 직원들의 거취도 상반된 양상을 보인 셈이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의 수출에 힘입어 작년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수출 의존도가 더 높아진 대신, 내수 매출은 더욱 위축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GM의 작년 수출 매출액은 13조4153억원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한 반면, 국내 매출액은 9618억원으로 28.7% 쪼그라들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모두 SUV군에 속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이다. 미 현지 판매 가격은 트랙스가 2만500달러, 트레일블레이저가 2만3100달러부터 각각 시작해 SUV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부터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당장은 쉐보레를 포함해 주요 브랜드들이 수출 확대로 재고를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이후 가격 정책에서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저가 모델은 가격 민감도가 높다는 점이 한국GM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대목이다.

일단 한국GM은 철수설을 일축했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이날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미디어 출시 행사에서 "추측성 루머(철수설)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최근 인천 부평공장에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 신차 2만1000대 생산 물량을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다만 노조는 이전부터 신형 전기차 모델 생산 등을 미 본사 측에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에도 미 미시간주 GM 본사를 방문해 이러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했졌다.

콜로시 부사장은 이날 "앞으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게 될 것이다. 이미 수립한 한국에서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몇 주 후, 몇 달 후 계속 새로운 제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공유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한국GM 부평공장. 장우진 기자
한국GM 부평공장.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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