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줄줄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IRA AMPC) 착시를 제외하면 일제히 적자인 데다,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실적 평균은 매출 2조8330억원과 영업손실 3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7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IRA AMPC의 의존도가 낮은 데다, BMW와 아우디 등 주요 유럽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길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경우 올 들어 전기차 시장의 반등세가 시작됐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기반 등의 저가 전기차 중심이다.
또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스텔란티스가 헝가리 전기차 생산거점을 멕시코로 이전하면서 삼성SDI의 유럽 직수출 물량이 줄었다. 스텔란티스는 이번 분기 선임될 새 수장 체제에서 전략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전체적인 배터리 공급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온도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2800억원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AMPC 규모는 약 9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적자폭이 축소된 것은 올해 3월 미국 조지아공장을 현대차 그룹향으로 라인 전환을 완료하며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다만 SK온의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온과 포드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감가상각비만 2500억원 내외 증가하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이미 실적 발표를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 6조2650억원, 잠정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138.2% 증가했다.
그러나 IRA AMPC에 따른 세액공제(4577억원)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손실은 83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기준으로도 미국 보조금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316억원 수준이었기에 올해는 적자 폭이 더 커진 셈이다.
배터리 3사는 미국이 완성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 데 이어 내달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품목별 관세가 적용할 예정인 만큼, 주요 고객사들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M의 경우 주요 전기차 모델 대부분을 멕시코에서 생산 중이며 스텔란티스도 미국 내 부품 공장 인력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적용에 따라 고객사의 생산 거점과 조달 전략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고객사별 상황에 맞춰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