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수요일(16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면서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 기간(90일)에 한국·영국·호주·인도·일본 등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이는 한국에도 대규모 관세 폭풍이 본격적으로 닥쳐오고 있음을 뜻한다. '상호관세'라는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무역질서를 강제하기 위한 압박 카드다. 그 첫 번째 시험대에 한국이 오르게 된 것이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문제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무역조건 조율이 아니라는 데 있다.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는 단순한 무역 규제의 차원을 넘는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통상 압박이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한 강제적 협상 카드다. 결국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양보하지 않고 한국에게 선택지를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비장한 각오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매번 그래왔듯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타협은 답이 될 수 없다. 한국이 항상 '쉬운 상대'라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번엔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상대가 먼저 주도하고, 우리는 나중에 따라가는 협상 구도는 이제 끝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호한 태도다. 상대가 주먹을 쥐었는데 우리가 손을 내밀고만 있다면, 결국 얻어맞는 쪽은 우리다. 당하고 나서 '유감' 운운하는 외교는 이미 설 자리를 잃었다. 국가 주권과 자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협상'이라는 형식을 빌려 '통보'를 하려 한다면, 한국 역시 '응답'이 아니라 '요구'로 맞서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공급망 기여도와 대미 투자 실적 등을 근거로 미국의 무리한 관세 부과가 오히려 미국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실력을 증명할 때가 왔다. 정부는 '사즉생'의 각오로 협상에 임해 실익을 챙겨야 한다. 유연함이 아니라 단호함으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주권의 무게를 정부는 증명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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