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 문화평론가
또 한 팀의 한류스타가 뜬다. 바로 YG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다. 이번 달에 정식 데뷔 1주년을 맞이했는데 벌써 국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그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일본 카나가와 공연에선 3회 공연에 총 5만5000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다. 원래 2회 공연이었는데 시야 제한석까지 매진되자 긴급히 회차를 추가했다고 한다.

현지의 열기로 보면 더 대형 공연장이었어도 충분히 매진시켰을 태세다. 이번 3회 공연 동안 상품 판매로만 1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신인으로선 이례적인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으로 공연 회차가 추가되고 있고, 정규 1집도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 머지않아 100만장을 넘어설 분위기다.

일반적인 한류스타의 수준을 넘어서서 케이팝 걸그룹을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의 한 팀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들은 이번에 일본의 4개 도시를 순회하는데, 그 경우 케이팝 걸그룹 일본 투어 최단 기간 10만 동원 기록을 세우게 된다.

놀라운 건 한국보다 북미권의 반응이 더 뜨겁다는 점이다. 북미에서 성공한 팀이 결국 한국, 아시아 시장에서도 큰 사랑을 받기 때문에 이들의 스타성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국제적 인기는 유튜브 영상 조회수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한국 걸그룹계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유튜브 케이팝 걸그룹 뮤직비디오 조회수 톱10에 1위곡을 포함해 총 5곡을 진입시켰다. 이 정도면 유튜브 조회수로는 이미 케이팝 걸그룹계를 제패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들이 이렇게 데뷔하자마자 국제스타가 된 데에는 케이팝이 그동안 쌓아온 성과가 작용했다. 특히 이들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이 컸다. YG에선 투애니원과 블랙핑크라는 케이팝 대표 걸그룹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런 회사에서 블랙핑크에 이어 7년 만에 신인 걸그룹이 데뷔한다고 하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YG는 비교적 서구적인 음악을 하기 때문에 더 해외의 호응이 크기도 하고, 블랙핑크 등 YG의 팀들이 워낙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믿음도 있다. 베이비몬스터 정식 데뷔 전에 멤버별 소개영상과 멤버 최종 결정을 위한 마지막 평가 영상 시리즈가 공개됐는데, 그 영상에서 실력에 대한 기대를 유감없이 충족시켜줬다.

YG가 또다시 괴물 같은 실력의 신인을 선보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식 데뷔 전부터 국제적 팬덤이 형성됐다. 현재 이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894만 명에 달한다.

소개 영상과 마지막 평가 영상에서 멤버들의 성장사가 나온 것은 각 멤버에 대한 팬들의 몰입을 강화시켰다. 그 멤버들이 여러 역경을 헤쳐 나가며 땀과 눈물로 마침내 YG 아티스트 데뷔라는 꿈을 이뤘을 때 많은 시청자들이 내 일처럼 기뻐하고 감동했다. 이렇게 데뷔 전 영상들의 사전 공개 전략으로 팬덤의 열기를 조기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위상이 급상승한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소개 영상에서부터 실력이 드러났고, 데뷔 후에 진행된 팬미팅 등 각종 라이브 무대를 통해 이들의 실력이 더욱 분명히 확인됐다. 데뷔 당시엔 국내 반응이 기대보다 저조했었지만 공연 직캠 영상 등이 확산되면서 국내 위상도 강화됐다.

콘텐츠도 대중적이며 완성도가 높은 곡들과 영상들을 연이어 공개했다. 이렇게 콘텐츠들이 쌓이면서 그들의 인기 곡선도 계속해서 우상향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발표될 2집과 싱글 작업이 향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거기에서 만약 대중적인 히트곡들을 낸다면 베이비몬스터는 단기간에 대형스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몬스터의 성장을 보면 가수는 역시 실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YG가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계속 선보이면서 신뢰를 쌓아왔고 그 브랜드가치가 베이비몬스터를 떠받쳤다. 데뷔 후엔 멤버들이 지속적으로 실력을 증명하면서 국제적 스타성을 쌓았다. 멤버들의 인간적 매력과 팀워크도 물론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것들이 모두 가장 기본적인 덕목들이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팀을 이루어 좋은 실력으로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이 기본을 지키면 시장은 뜨겁게 호응한다는 걸 베이비몬스터의 사례가 다시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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