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와 탄핵정국 이후 조기 대선에 이르기까지 국가적으로 혼란스런 가운데 지방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통성을 가진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돼 안정적으로 국정을 뒷받침하는 거죠. 바로 이런 게 지방자치제도의 힘이 아닐까요?"
육동일(사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하며 "지자체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현장 중심의 고품질 연구와 현장 활용 강화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육동일 원장은 전국지방시대위원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지방행정 전문가로 손꼽힌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뉴헤븐대 경영학 석사, 연세대 대학원 지방자치학 박사를 받았다. 그동안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대전발전연구원장, 한국지방자치학회장,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세종시 지방시대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한국지방자치행정론', '지방자치와 국가지역발전론', '힘들지만 반드시 성공해야할 한국의 지방자치'등이 있다.
-먼저 지방행정연구원을 소개해 달라.
"자치분권, 지방행정, 지방재정과 경제, 지역균형발전 분야 전문 싱크탱크이다. 특히 올해 민선자치 부활 3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 지역균형발전 등 새롭게 떠오르는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앙부처, 지자체, 학술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의 타당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도록 하겠다."
-연구원 차원에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방자치의 비전과 목표, 전략을 공유하고 토론회나 세미나 등을 열어 부활 30주년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중이다. 성과는 성과대로 평가하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선거 제도는 물론 지자체 간 협력, 행정 혁신, 바람직한 의회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치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대선을 계기로 공약화해 여야에 전달할 생각이다. 그래야 입법화할 수 있고 내년 지방선거 때부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손보게 된다."
-인구소멸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같은 대책이 나오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다. 조언을 한다면.
"지자체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가 부족하다. 감당할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방에 권한을 더 줘야 한다. 근본적으로 입법권뿐 아니라 재정권 등을 대폭 이양하고, 지자체 역량을 기르도록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지방자치연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은.
"벌써 10여 년 전부터 부산·울산·경남에서 논의가 불 붙기 시작했다. 현재는 대전과 세종, 충남·북의 충청광역연합이 공식 출범했다. 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다. 지방의 상생 발전과 경쟁력 강화로 수도권 일극 체제를 벗어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다. 충청권은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과 대전충남 통합 문제가 큰 이슈다. 하지만 따로 따로 가서는 안 될 일이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민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충청광역연합이라는 큰 틀 안에서 행정수도나 통합 논의가 구체화돼야 한다."
-지방자치 주체로서 지역민들의 자세도 중요할 듯하다. 견해를 듣고 싶다.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과 불신은 인식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탄핵 사태 등으로 국정이 큰 어려움에 빠졌어도 지방에서 중심을 잡으니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교육감 선거를 보자. 정당공천제가 아닌데도 보수-진보로 갈려 싸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 중 2명이 물러났고, 4명이 재판에 연루돼 있다. 각 정당도 공천으로 끌날 게 아니라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비리로 물러나면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백번 양보해 공천을 하겠다면 최소한 선거 비용만큼은 문제를 유발한 당에서 부담해야 맞다."
-해외 교류는 어떻게 하고 있나.
"중국 상하이행정학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구원 교류와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를 위해 16일 출국한다. 두 나라 지자체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과는 연 2회 서로 오가며 지방자치제와 관련해 정보를 교류하는 등 협력을 하고 있다. 마침 올해 일본은 지방분권촉진법 제정 30주년 되는 해다. 미국이나 프랑스를 포함한 EU와도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