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일정 없이 녹화 대담 공개
'비의도적 실수' 노출 가능성↓
국힘 "전과 4범" 공개적 겨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초기 행보를 '조용한 경선' 모드로 진행하고 있다. 당내 경선은 물론 타 정당 후보들과 비교해도 지지율이 훌쩍 앞서가는 가운데 오히려 노출을 자제하면서 사법리스크 등으로 공격받는 상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15일 공개 일정 없이 차기 정부에 필요한 과제를 주제로 미리 녹화한 유시민 작가, 도올 김용옥과의 대담을 공개했다. 예비후보 등록 역시 본인이 직접 가는 대신 이해식 비서실장이 대리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지금은 이재명에 투자해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후원금 모금을 시작한다고만 알렸다.

조기 대선으로 초단기 레이스를 위해 하루에도 두세개씩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경쟁자들에 비해 느린 움직임이다. 이미 당내 경선은 물론 대선 가도에도 독주 체제가 굳어진 만큼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전 대표의 각종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경쟁자들의 공격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공개 일정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가 노출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대표의 각종 재판 진행 상황, 특히 최근 2심에서 무죄가 나온 공직선거법 재판을 언급하며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이 전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재판 1·2심의 상반된 판결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동일한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결들이 단순히 상반됐기 때문이 아니라 대중이 사실로 인식해 온 내용과 법원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사실 인식의 왜곡과 여론 혼란이 초래됐다"며 "향후 대법원 최종 판결이 이러한 혼란을 해소하거나 악화시킬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잇달아 이같은 비판에 불을 붙이고 있다. 최형두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질문자로 나서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발언했다. 유상범 의원 역시 "이 전 대표는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전과 4범"이라며 이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여론 역시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과는 별개로 이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최근 뉴데일리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민'이 지난 9~10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응답률은 5.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선고가 '6월 3일 대선 전'에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3.8%에 달했다.

'대선 이후 선고해야 한다'는 답변(32.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이 전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에 대해서도 '대선 일정과 무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답변이 53.7%로 '대선 일정을 감안해 중지해야 한다'는 답변(37.2%)을 크게 앞섰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재판에 출석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이다. 앞서 재판부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을 포함해 5월에도 두 차례 공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법원에 출석하며 대선 일정 중 재판에 어떻게 출석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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