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https://wimg.dt.co.kr/news/legacy/contents/images/202504/2025041502109963033009[1].jpg)
최근 한 시중은행 사내공지에 뜬 내용이다. 정국이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은행권에 때 아닌 함구령이 떨어졌다. 은행권 한 인사는 "정치적으로 워낙 민감한 시기다보니 괜한 구설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이같은 지침이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실제로 금융권, 특히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2년간 경기 한파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1분기에도 4대 금융은 5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대선을 앞두고 '이자장사'란 비판과 함께 상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발길도 잦다. 이재명 전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월 20일 6대 은행장들과 만났다.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등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 9일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모두 상생 금융 확대를 노골적으로 주문했다.
이러다보니 은행 등 금융사들은 '실적 자랑'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4대 금융지주는 이달 넷째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KB금융은 목요일인 24일 실적을 발표한다. 다른 3곳은 모두 금요일인 25일 오후에 실적을 내놓는다. 언론 등의 주목도가 느슨해지는 금요일 오후는 보통 '악재를 소화하는 시간'으로 불린다.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분기 호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이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요일 오후를 발표 시간을 잡는 등 눈치 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의 눈치보기는 이미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며 지원금액 높이기 경쟁을 벌였다. 하나금융은 이달 초 6조원 규모의 중소·소상공인 지원 패키지를 가장 먼저 내놓았다. 그러자 KB금융이 지난 7일 오전 8조원을 제시했고 같은 날 오후 신한금융은 이보다 2조5000억원 늘어난 10조5000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인 8일 우리금융은 10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4대금융이 나서자 다른 금융사들도 상생지원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려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인사는 "은행업이 규제산업이다보니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괜한 입길에 오르지 않기 위해 내부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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