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GDP갭' 언급하며 추경 규모 적절성 묻자 답변 "재정 지속가능성 유지하면서 재정 역할을 하는 게 어렵다는 것, 잘 아시지 않냐" 최상목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GDP(국내총생산)차이를 메우려면 35조~120조원이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재정으로 메워야 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12조원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추경 규모가 적절하냐는 민주당의 질문에 "너무나 재정 중심적인 말"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최 부총리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최 부총리를 향해 "(시장에서는) GDP갭 (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을 0.5~2.3%포인트로 잡고 있는데, 금년도 경제성장률 전망도 급추락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GDP갭을 메우려면 35조~120조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부안이) 12조원 아니냐. 시장에서 생각하는 120조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시장)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같은 발언은 경제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정부가 재정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당초 정부의 전망은 1% 중반대였으나, 상당폭 하방 위험이 있다"고 했다.
정부의 12조원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적정규모로 편성됐는가에 대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GDP(국내총생산) 갭을 무조건 재정으로 메워야 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안 의원의 질문에 "지금 말씀은 너무나 재정 중심적인 말씀"이라면서 "올해 국채 발행 규모도 감안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다음 '당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내수가 꺼져 있는데, 저희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재정의 역할을 하게 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의원님이 너무 잘 아시지 않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예산 통'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기존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경안에서 2조원을 추가한 총 12조원 규모의 필수 추경안을 발표했다. 재해·재난 대응 3조원 이상, 통상·AI(인공지능) 경쟁력 강화 4조원 이상, 소상공인·취약계층 4조원 이상 등으로 경제성장 동력 지원과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됐다.임재섭기자 yjs@dt.co.kr
15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