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소유한 메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1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재판 첫날 증인으로 직접 출석해 "네트워크 이상의 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메타가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고 2014년 왓츠앱을 인수한 것은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독점 행위라고 규정해 소송을 제기한 것을 적극 반박한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3시간 가량 증언하며 FTC 측의 주장에 반론을 폈다.
FTC 측은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 전인 저커버그 CEO가 내부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을 두고 인스타그램과의 경쟁을 우려해 인수를 검토한 것이라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 인수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인스타그램이 우리보다 카메라 기능(사진 촬영·편집 기능)과 사진 중심의 공유 네트워크 기능이 뛰어나다"며 "뒤처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인스타그램 인수에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재판장에서 이메일에 대해 "인스타그램의 가치에 대해 분석하려는 시도였다"며 "그 당시 내가 진짜로 두려움을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또 FTC가 인스타그램 인수가 SNS 시장의 경쟁자를 없애는 적대적 인수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메타의 목표는 단순히 사용자들이 서로 아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것 이상의 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접하고 즐기는 플랫폼을 지향해 왔다"며 "이를 위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인수 후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우리는 인스타그램 인수 후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부인했다.
FTC 측은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면서 SNS 시장에서의 권력은 메타에 집중됐고 소비자들은 선택지를 빼앗기고 경쟁은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메타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인수(buy)하거나 매장(bury)하기' 전략이라는 게 FTC의 판단이다. 이는 경쟁자가 더 성장하기 전 인수해 경쟁을 없애거나, 경쟁 업체를 고사시키는 적대적 공격 수단이다.
FTC 측 대니얼 매더슨 변호사는 모두 진술에서 "100년 넘게 미국의 공공 정책은 기업들이 성공하고 싶다면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메타가 그 약속을 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는 경쟁이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고, 경쟁 대신 경쟁자를 인수하는 편이 더 낫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메타 측은 "메타는 독점 기업이 아니다"라고 반론을 펴면서 틱톡, 스냅챗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0여년 전 FTC가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승인하고도 이를 뒤집으려 하는 것은 업계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메타 대리인인 마크 한센 변호사는 "FTC의 이번 소송은 사실과도 법과도 맞지 않는다"며 "앞으로 FTC의 모든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의 반독점법 위반 재판은 약 두 달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커버그 CEO는 15일에도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