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새로운 공화국을 위하여
구갑우 안병진 이일영 등 지음 / 박영률출판사 펴냄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6월 3일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이제 우리는 민주 헌정질서 회복과 사회 대개혁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한국사회과학연구회는 이러한 전환기에 맞춰 이 책을 내놓았다. '연합 정치와 새 공화주의 국가 비전'을 부제로 한 이 책은 이일영(한신대 교수) 안병진(경희대 교수) 등이 집필에 참여해 혼란한 정치 현실 속에서 앞으로 어떤 공화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 과제를 제시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새 공화주의 연합정치론'에서 안병진 교수는 민주헌정주의 세력의 대선 승리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3대 전략을 제안한다. 안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내란 세력 청산과 사회 대개혁의 이중적 과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모든 민주헌정주의 세력의 연합정치 추진을 주장한다. 안성용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는 원내외 정당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연립정부만이 반헌정주의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2부 '새 공화주의 국가론'에선 탄핵 이후에도 적대적 충돌이 계속될 것이라는 현실 진단과 함께, 중간지대를 포괄하는 연합정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방분권과 연방제 수준의 자치, 공화주의적 정치 개혁이 해답으로 제시된다. 이일영 교수는 "대선 과정은 물론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탄핵 찬반과 같은 적대적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며 "공화국을 지키려면 중간 지대를 넓게 포괄하는 정치 연합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이기호 한신대 교수는 "대선 정국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의 문제 못지않게 어떤 공화국을 만들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면서 "지역 주권을 보장하는 수준의 지방자치와 연방제의 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2025년 한국 사회는 공화주의를 통한 민주주의의 발전과 심화라는 역사적 과제 앞에 서 있다"면서 공화주의적 정치개혁의 방향을 설정한다.
3부는 '새 공화주의 외교통상론'을 다룬다. 트럼프 관세 전쟁, 대북정책 변수 등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의 대응 전략을 논한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미국 국내 정치의 산물이자 세계와의 근본적인 역학관계 변화를 추동하려는 국가 전략의 도구다"라며 "우리에게 절실한 다자적 자유무역질서를 능동적으로 재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헌정 위기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의 대북정책 변수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여부,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 한국의 정책적 영향력, 북한의 반응 여부 등을 꼽으면서 대북정책론을 제시한다.
4부 '사회경제론'은 수도권 집중과 성장주의의 한계를 짚으며, 지역 균형·형평성·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발전 모델과 교육 개혁의 방향을 모색한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와 이일영 교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발전 모델은 위기에 빠져 있다"며 비수도권 제조업 공동화를 막고 상향 발전을 추진하는 지역 공화적 발전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성원 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효율성과 능력주의에 기반한 국가주도의 경제적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형평성, 사회적 신뢰나 연대, 건강 증진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는 성숙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민경 대구대 교수는 공존과 연대, 민주적 다원성의 가치를 익히는 시민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초경쟁적 교육 문화를 초래하고 있는 상대평가 폐지와 입시제도 개편 등 교육개혁의 과제를 제시한다.
이와 별도로 부록을 마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요지를 수록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민주주의와 헌정주의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민주주의와 헌정주의를 더욱 단단히 뿌리내리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공존과 자유로운 공동체를 향한 상상력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저자들의 뜻대로 책이 '새 공화주의'의 비전과 사상을 좀 더 진전시켜 민주헌정의 기초를 다지고 새로운 공화국 건설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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