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재개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거점인 라파까지 완전히 장악하며 봉쇄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5분의 1가량이 이스라엘의 손에 넘어간 것이죠. 라파는 이번 전쟁에서 가자 주민들에게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전달되는 핵심 통로로 역할해 온 곳이기도 합니다. 전투가 확산되면서 약 4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다시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라파와 칸유니스 사이로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모라그(Morag) 축선'의 장악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라그는 과거 라파와 칸유니스 사이에 있었던 이스라엘 정착촌의 이름입니다.
카츠 장관은 "이로써 (이집트와 가자지구 라파간 경계를 따라 구축된) 필라델피 회랑과 모라그 축선 사이의 전 지역이 이스라엘 안보 구역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군 활동은 조만간 가자지구 거의 전역에 걸쳐 추가적인 장소들로 거세게 확장될 것이다. 여러분(가자 주민)은 전투구역에서 대피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이 교착된 와중에 최근 3주 동안 라파를 비롯한 가자지구 곳곳에 20차례에 걸쳐 대피령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4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안전지대를 찾아 피란길에 오르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번 라파 작전은 사실상 가자지구 남부의 숨통을 완전히 끊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미 가자는 물자 부족, 식량 고갈, 의료 붕괴 등 총체적 파국에 처해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물자 수송로는 군사적전으로 계속 차단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희생되고 있는 이들은 부녀자와 노인들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칸유니스 안팎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는데,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한데 대응해 폭격에 나설 것이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쏘아올린 발사체 3발을 격추했고 이스라엘측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츠 장관은 라파 뿐 아니라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베이트하눈과 여타 지역이 점령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고, 안보구역이 확장됐다"고 말하면서 "이건 하마스를 제거하고 인질이 풀려나게 하는 동시에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마지막 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초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만료되고 영구 휴전을 위한 2단계 협상을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당국자들을 만나 휴전 관련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단계 휴전을 50일간 연장한 뒤 이 기간 하마스가 남은 인질의 절반을 석방하고, 영구휴전이 합의되면 나머지도 풀어주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1단계 휴전을 연장하는게 아니라 인질 전원 석방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영구휴전을 골자로 하는 2단계로 곧장 이행할 것을 고수하면서 관련 논의가 교착된 상황입니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세 재개로 민간인들이 살해됐을 뿐 아니라 인질들의 운명도 불확실해졌다"면서 억류 중인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에단 알렉산더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금까지 인질 상당수가 풀려났지만 아직도 59명이 억류돼 있으며 이중 24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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