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6월 3일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파면 결과를 안고 선거에 뛰어드는 국민의힘은 짧은 시간동안 갈 길이 멀다. 이달 15일까지 당내 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들의 등록을 받고 22일 100% 국민여론조사(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대상)를 실시해 4명의 경선 후보자들을 선출한다.
최종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는 당원 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로 오는 29일 결정하게 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안철수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가 유력시되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완전 국민 경선 제도'를 주장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결국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차출론'까지 등장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마 촉구를 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한 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5월 중 국민의힘 본선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는 구상까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부각되는 현상마저 윤심(尹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선 후보는 모두 윤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4월 8~10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5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14.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37%,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9%, 홍준표 전 대구시장 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덕수 권한대행,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각각 2%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문수 27%, 홍준표 14%, 한동훈 13%, 한덕수 6%, 오세훈 6%, 안철수 3%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과 관련 없는 인물은 한 명도 없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윤심과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문수 전 장관은 윤 정부의 각료였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과 교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인 적 있었다. 나경원 의원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선고 이후 서울 한남동 관저로 방문한 적 있었던 이른바 윤심 후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심과 거리두기가 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겠지만 윤 전 대통령과 20년이 넘는 검찰 인연, 윤 정부의 법무부 장관 등 별개로 하기 어려운 이력이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집중 주목받고 있는 한 권한대행은 다름 아닌 윤 정부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윤심과 원천적으로 구분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들이 중도층 흡수가 더 힘들어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윤심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로 몰아가지만 보수 지지층은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 있다.
한국갤럽 조사(4월 8~10일)에서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전원 일치), 파면을 선고한 판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은 결과를 보면 69%가 '잘된 판결', 25%가 '잘못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전체 결과는 응답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잘된 판결'로 답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잘된 판결'이라는 의견이 24%, '잘못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70%로 잘못된 판결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표면적으로 탄핵 당한 윤 전 대통령에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윤심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반(反)이재명' 정서가 지배하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후보자의 경쟁력이 아니라 윤심, 즉 윤 전 대통령이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