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1분기 5조원에 육박한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리딩금융은 'KB금융'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손충당금, 불확실한 환율 등은 지주사들의 실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금융의 1~3월 연결 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이날 기준 4조8858억원으로 작년 1분기 순익(4조2915억원) 대비 13.8%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였던 2023년 1분기(4조9015억)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잔액이 가장 많았던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48.66% 오른 1조5806억원으로 증가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4일 가장 먼저 실적발표를 하는 KB금융은 지난해 1분기 홍콩 ELS 배상금으로 약 9000억원을 반영해 순이익이 30% 가까이 감소했다. '리딩금융' 자리도 신한금융에 내줘야 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637억원으로 전년보다 2.12% 오를 전망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7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하게 역성장이 예상되는 우리금융은 임직원 희망퇴직 일정이 올해 1분기로 연기된 것이 반영된 결과다. 우리금융의 희망퇴직 등 전사적자원관리(ERP) 비용은 약 1700억원이 반영될 전망이다.
경기 부진에도 4대금융이 1분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양호한 '이자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이 기준금리가 인하해도 하락하지 않고 소폭 상승하면서 이자이익 확보로 이어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월 기준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1.57%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0.87%)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예대금리차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손충당금'이 실적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못 받을지도 모를 돈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7%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11월(0.7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7%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은행 이외 카드나 캐피탈사는 연체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 관련 충당금 금액은 KB(550억원), 신한(290억원), 우리(270억원) 등 3사 합산 1000억원 내외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요동치는 환율도 변수로 떠오른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관세전쟁 우려 등에 따라 한동안 강달러 현상이 지속돼 금융지주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융사가 보유한 외화 대출 등 원화 환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CET1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고환율은 금융지주사들의 밸류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지주사가 CET1을 기반으로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 금융지주의 평균 CET1 비율은 13.07%로 전분기 말 대비 0.26%p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53%, 하나금융 13.22%, 신한금융 13.06%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 12.13%, 농협금융 12.44% 등으로 13%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