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 대선주자들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방안에 대해 언급하자, 세종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한 달 새 가파르게 증가, 가격 상승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시 대장아파트로 분류되는 나성동 소재 '나릿재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면적 99㎡가 지난달 29일 13억2500만원(35층)에 거래됐다. 한 달 전(10억8000만원) 대비 무려 22.7%나 상승한 것이다. 보람동 소재 '호려울10단지 중흥S-클래스리버뷰2차' 전용 109㎡도 지난달 18일 11억2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가(10억원)보다 10% 웃돈이 붙었다.

정부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에선 일부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는 지난달 20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월에 이뤄진 직전 거래(6억3000만원·직거래) 대비 2억8000만원이나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곡동 '수루배1단지캐슬&파밀리에디아트'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동일면적은 지난달 7억원에 팔렸다. 약 4개월 만에 6000만원이 올랐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최근 한 달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3월 아파트 거래량은 735건으로, 2월(372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기간 매매 물건은 7817건에서 6818건으로 12.8%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여 매매 거래에 제약을 받는 서울 서초구(-20.0%)와 강남구(-12.6%)에 준하는 매물 감소세다. 실제로 소담동·나성동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KB부동산 조사 결과, 2023년 12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이어온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3월 들어 하락폭이 점진적으로 줄더니, 31일 기준으로 보합(0.00%) 전환했다. 세종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춘 것은 2023년 12월 중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세종 천도론이 검토되던 당시에도 아파트값은 전국 아파트 상승률 1위(35.76%)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세종 이전 동력이 떨어지자 2022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며, 2023년에는 -21.9%의 변동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세종지역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간 실수요자들이 주로 부동산 거래를 해왔는데, 최근에는 외부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빨리 소진되는 매물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별다른 가격 조정 절차 없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뀌띔했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기 대선 날짜가 확정되면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도호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인들도 증가하고 있으며 '매도 우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세종시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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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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