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산한 식당가.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산한 식당가. 연합뉴스
대표적인 서비스·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이 역대 최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103.8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22개월째 단 한 번도 늘지 못하는 불황이 계속된 것이다. 관련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최장 부진이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수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말 그대로 골목상권과 자영업이 말라붙고 있는 형국이다. 거리엔 빈 점포가 늘어나고, 폐업률은 개업률을 추월했다. 자영업자들은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더디고 소극적이다. 현재 정부는 10조원 규모 필수추경을 논의 중이다. 정부는 이번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그러나 실상은 산불 피해 지원 등 일회성 성격이 강해, 내수 진작과는 거리가 좀 있다. 정작 필요한 것은 민간 소비를 촉진하고 자영업자 숨통을 틔워주는 직접적인 부양책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전례 없이 공격적으로 내수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각종 세금 감면, 소비 쿠폰 지급, 지방정부 중심의 소비 진작책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집권당인 자민·공명당이 전 국민에게 소득에 상관없이 1인당 3만~5만엔(약 30만~5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재정여력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결단을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 지금은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자영업 생태계의 구조적 붕괴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민간 소비심리를 살리고 자영업 버팀목을 세우기 위해서는 과감하고도 실효적인 재정정책이 절실하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빠르게 투입하는 것이 '좋은 재정'이다. 이미 해외 주요국들이 실행하고 있는 조치를 한국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아직까진 괜찮다"고 미루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자영업이 쓰러지면 지역사회가 무너지고, 소비의 뿌리도 끊긴다. 한국도 중국과 일본처럼 대담하고 속도감 있게 내수를 살리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