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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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기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코스피 상장사들도 지정 사례가 늘어나며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사안이 더 늘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곳은 42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공시를 이행하지 않거나 번복이나 변경하는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고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 불성실공시법인이 확정되고 벌점이 10점 이상이며 하루 동안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1년 내 누계 벌점이 15점을 넘기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추가 제재를 가한다.

올해 코스피시장에서는 금양이 유상증자를 철회하며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고,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규모를 20% 이상 변경하며 지정됐다. 시가총액 6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상증자 금액을 줄이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조처를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금액을 기존 3조6000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소액주주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2조3000억원으로 줄이며 문제가 됐다. 금양과 이수페타시스도 소액주주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상증자 결정을 변경했지만, 발표 초기 주주와의 소통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 STX와 HS효성첨단소재는 단일판매나 공급계약 체결 변경 사실을 잘못 공시하거나 지연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고, 풀무원은 자회사 합병을 늦게 공시한 것이 이유가 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난이 주요 사유로 떠올랐다. 제주맥주와 셀피글로벌은 유상증자 납입일을 연기했고, 옵트론텍은 단기차입금 규모 증가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뒤늦게 공시했다.

이미 불성실공시법인과 지정예고 기업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지정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지정예고 건수는 51건으로 전년 대비 6건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113건으로 직전 연도보다 50.7% 증가한 바 있다. 당시 거래소 측은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돼 공시 변경 사례가 증가했고, 경영난에 기업이 목표한 만큼의 자금 조달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0%대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로 인한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 우려가 더 커졌고,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은 만큼 코스닥 상장사의 어려움이 더해지며 불성실공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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