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관심도가 높은 북미·동남아·일본 등이 첫 진출지로 검토 중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정년이', '피라미드 게임',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재, 곧 죽습니다', '그놈은 흑염룡'.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을 뿐 아니라 해외 미디어로부터도 호평을 받은 CJ ENM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들이다. 특징은 모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통해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선재 업고 튀어'는 라쿠텐 비키에서 무려 130여개국 1위를 달성했고, '눈물의 여왕'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에서 1위에 등극했다. '정년이'는 디즈니플러스, '피라미드 게임'은 파라마운트플러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재, 곧 죽습니다'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을 통해 글로벌 K-드라마 팬들과 만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방영된 '그놈은 흑염룡'은 라쿠텐 비키 기준 109개국에서 주간 랭킹 1위를 달성했다.
이들 드라마는 CJ ENM 작품이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모두 글로벌 OTT를 유통망으로 활용했다. 토종 OTT인 티빙이 자회사이지만, 티빙은 현재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K-드라마가 토종 OTT로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티빙이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10일 CJ ENM과 티빙 등에 따르면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CJ ENM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CJ ENM이 글로벌 진출을 결정한 배경에는 티빙 가입자 규모와 수익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4000억원, 영업이익 1820억원가량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티빙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가입자 성장과 콘텐츠 글로벌 유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티빙은 2020년 CJ ENM의 물적 분할로 설립된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년에는 손실이 1420억원까지 늘었으나 지난해는 710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였다. 회사 측은 글로벌 진출로 해외 가입자를 유입시키면 영업손실이 손익분기점에 더 근접한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빙은 K-콘텐츠 관심도가 높은 북미와 동남아, 일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플랫폼화 작업을 추진하고, CJ ENM이 보유한 글로벌 파트너십도 활용하기로 했다.
티빙 콘텐츠 위주의 브랜드관으로 먼저 노출한 이후 직접 이용자를 유치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진출해 초기 지출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구체적으로 2027년까지 국내외 이용자를 모두 합쳐 1500만명 가입자 규모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이용자가 700만~800만명, 해외 이용자가 700만~800만명 선이다.
올해 처음 시도할 예정인 숏폼 서비스를 비롯해 KBO리그 중계와 뉴스서비스 등을 고도화해 차별화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대탈출', '환승연애'와 같은 대작 예능도 공개한다.
다만, 티빙이 기대하는 글로벌 효과를 제대로 거두려면 웨이브와의 합병이 필수적이다. 가입자 규모 확대뿐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에서 제공할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도 합병이 필요하다는 게 CJ ENM과 티빙의 판단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가입자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 이용자가 30% 정도로 적은 편이다. 콘텐츠 제작도 가입자 규모화에 따라 투자 여력이 늘어나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웨이브와 합병하면) 가입자 규모가 커져 콘텐츠 투자 여력도 전체적으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며 "이는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