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사과…정치가 갈등·분열로 몰아"
"4년 분권형 대통령제·양원제 개헌해야"
"나라 지켜야…누가 李와 싸워 이기겠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시대교체는 어느 한순간 폭발하듯이 일어난다"며 출마 선언문을 읽어나갔다.

그는 먼저 최근의 국정 혼란을 사과했다. 한 전 대표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이 나라의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국정의 한 축인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 정치에 상식과 이성이 마비된 광풍이 몰아치는 사이 기본적인 원칙도, 절제의 미덕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오직 서로를 물어뜯고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정치가, 온 국민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다"며 "그 과정에서 벌어진 비상계엄과 30번의 탄핵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였나' 할 정도로 국민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냈다"고 짚었다.

한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론도 꺼내들었다. 한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것처럼 30번의 탄핵소추와 일방적 법안 처리를 남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대단히 크다"며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제 남은 것은 이 전 대표로 그가 형사법정에서 심판받기 전에 우리 국민은 그걸 기다리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다시 한번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한 전 대표는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드린다"며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지 않고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고 상원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감시의 성역이 돼버린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도 이번 개헌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차별하는 이중배상금지 조항도 폐지하고 미래를 뒷받침할 경제, 사회, 과학 등 헌법조항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시대 교체의 방안 중 하나로 다음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시작과 끝을 맞추기 위해 다음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래야만 극단적 정쟁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울러 이번 대통령은 3년 뒤 열리는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대선의 후보들은 모두 책임과 희생의 자세를 보여야 하고 그래야만 시대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무엇보다 "86정치인들도 그만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들은 몇 년의 학생운동 경력으로 90년대 정치에 발을 들여 기득권이 된 후 아직까지도 주류"라며 "이제 86정치인들은 우리 사회의 주축인 86 이후 세대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줘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미래와 성장, 실용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그는 "지금은 국가가 직접 뛰어드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노골적으로 블록화된 국가 주도 경제전쟁의 시대에선 민간에만 맡기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며 "관세 장벽과 블록 경제의 시대엔, 국가와 기업이 함께 뛰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인공지능(AI) 전환의 시대 즉, AX 시대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경제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로 워룸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에 발맞춰 과거의 5년 단위가 아닌, 미래성장 2개년 계획을 입안하고 실천해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 전 대표는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5대 메가폴리스 구축 △근로소득세 완화 △한평생복지계좌 △경제 NATO(무역과 기회를 위한 새로운 동맹) 창설 △핵잠재력과 핵추진 잠수함 확보 등 안보 강화와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청년 자산 형성 지원과 국민연금 재논의 △교육 격차 해소 등도 약속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탄핵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는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고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고, 제가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겠다"며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전쟁"이라며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누가 이재명과 싸워 이기겠나. 누굴 이재명이 제일 두려워하겠나"라며 "우리가 이기고 대한민국이 이긴다. 이기는 선택은 바로 한동훈"이라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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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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