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 소재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 소재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중앙 아메리카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안타까운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수도 산토도밍고의 유명 나이트클럽 지붕이 공연 도중 갑작스럽게 붕괴돼 사상자가 속출한 것이죠. 많은 이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그대로 매몰됐습니다.

현지 일간 디아리오리브레·리스틴디아리오와 TV에세이에네(SIN) 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산토도밍고에 있는 제트세트(JetSet) 클럽에서 지붕이 갑자기 무너졌습니다. 당시 클럽에서는 메렝게(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래한 음악의 종류) 가수 루비 페레스의 공연이 진행 중이었으며, 500∼1000명 가량이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사고대책본부(COE)는 추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삽시간에 쏟아져 내린 콘크리트 잔해, 철골 구조물 등을 제때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사고대책본부는 최소 98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매몰된 실종자 구출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조대는 전문 장비와 탐지견을 동원해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피해자 규모는 커질 수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재난을 넘어 국민적 슬픔과 트라우마로 남게 될 전망입니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공연이 한창이던 순간 지붕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천장이 갈라졌고, 이후 거대한 소리를 내고 무너져 내렸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춤을 추며 즐기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붕괴에 제대로 반응할 수 없었습니다.

공연 중이던 루비 페레스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몬테크리스티주(州) 행정 책임자인 넬시 크루스 주지사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현지 취재진에 "붕괴 당시 현장에 있던 크루스 주지사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면서 "매몰자 구조 작업 등 당국은 사태 수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루스 주지사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야구 전설이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김하성·이대호·최지만과 한때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넬슨 크루스의 여동생입니다. 넬슨 크루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의 추모 글을 남겼습니다.

15년 간 13개 팀을 옮긴 전 MLB 투수 옥타비오 도텔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숨을 거뒀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주로 활약했던 토니 블랑코 역시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이번 사고로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에 접수된 한국 교민이나 관광객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상열 대사 명의로 애도·연대 성명을 낸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은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1973년 준공 뒤 몇 차례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리스틴디아리오는 전했습니다. 2023년엔 낙뢰를 맞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도미니카 당국은 지붕 붕괴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사고가 난 제트세트 클럽은 산토도밍고의 '엔터테인먼트 성지'로 유명합니다. 메렝게를 비롯한 도미니카 음악부터 현대 라틴 팝까지 폭넓은 무대가 마련돼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곳에서는 거의 매주 월요일마다 국내외 아티스트와 유명 인사가 모이는 '춤추기 좋은 월요일'(lunes bailable) 파티가 열려 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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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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