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국 내 일반론과는 달리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에 대한 영국 영유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연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말비나스 전쟁 발발 43주년 행사에서 "아르헨티나를 강대국으로 만들면 말비나스 주민들이 언젠가는 '발로 하는 투표'를 통해 우리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억지로 설득할 필요도 없다"고 역설했다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과 클라린이 보도했습니다.
'발로 하는 투표'는 이른바 '티부 모형'을 제시한 미국의 학자 찰스 티부(1924∼1968)의 정책 이론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요. 주민들이 자기 거주지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경우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조세 징수나 지방 공공재 공급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주민들이 아르헨티나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국력을 키워야 현재 영국에 있는 포클랜드 영유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고 현지 매체들은 짚었습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전임 정부 인사들은 밀레이의 '유인책'이 아르헨티나 일반 대중의 영토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헌법 조문에도 벗어난 것이라고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헌법상 '말비나스 제도 주민'의 국적은 이미 아르헨티나인 데다, 국가 간 협상 의제인 영유권을 놓고 주민 자결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게 주요 비판 논리입니다.
'말비나스' 행정 담당 관료였던 기예르모 카르모나는 "밀레이 대통령의 매우 심각한 반역 행위"라면서 "그가 포클랜드 문제에 대해 취하는 입장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힐난했습니다. 산티아고 카피에로 전 외교부 장관도 "우리 영토를 위해 싸운 포클랜드 영웅에게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400㎞ 떨어진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에서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지난 1982년 4월 2일 '영유권 회복'을 이유로 포클랜드 전쟁을 일으켰지만, 약 두 달간의 전투 끝에 649명의 전사자를 낳은 채 패전했지요. 영국군 255명과 민간인 3명도 희생됐습니다. 이후에도 영유권 갈등은 지속되었지만, 지난 2013년 3월 포클랜드 주민투표에서 99%가 '영국령 잔류를 원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사실상 영국 지배에 대한 지지가 확인됐습니다.
이에 힘입어 영국은 국제사회에서 포클랜드에 대한 통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