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수용 50%·불복 44%
헌재신뢰도 긍정·부정 모두 46%
이재명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의 날이 밝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도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며 승복 메시지를 회피했다. 여론조사 결과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응답도 높아졌다.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놓든 혼란이 불가피해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견은 50%,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44%로 나왔다. 두 의견 간 차이는 6%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다. 이전 조사 대비 수용 의견은 6%포인트 줄었으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포인트 늘어난 결과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에 대한 신뢰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신뢰한다'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각각 46%로 같았다. 지난 번 조사 대비 긍정적인 반응은 7%p 하락했으며 부정응답은 6%p 상승했다.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가 극명히 갈리면서 사회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를 향해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승복 메시지를 회피하고 있는 이 대표의 반응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민주당을 공격했다. 지난 2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결과가 어떻든 헌법기관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민주당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헌정 질서를 지키고 헌재 판단을 온전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승복은 당사자이자 가해자인 윤 대통령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헌재 결정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 윤석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미리 내라, 말라고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편들었는데 이쯤 되면 승복은 핑계로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사자들이 침묵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어떤 결과가 나든 시민의 분열상은 극단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헌재의 선고 기일 지정에도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야당의 승복 요구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중이다. 이 대표도 입을 닫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치원로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 "여야 원내대표는 헌재의 선고에 '조건 없이 승복한다'는 공동 메시지를 심판 전 공동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지난 2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탄핵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국회 교섭단체가 그에 대해 100% 승복하겠다는 것을 밝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2.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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