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활시킨 '상호관세' 정책이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 중심 생산기지를 베트남과 인도로 다변화해온 애플이 이번 조치로 오히려 전방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베트남산 제품에는 46%, 인도산에는 26%의 고율 관세가 부과면서 애플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공급망을 다양화해온 애플에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앞서 중국에 대해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는데 이번 발표로 중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총 관세율은 54%에 이른다.
애플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 첫 관세를 부과한 이후 아이패드와 에어팟 생산을 베트남으로 아이폰 생산은 인도로 점차 이전해왔다. 특히 인도 아이폰 공장은 5년간 인프라와 인력 기반을 구축해 연간 2억대 판매량의 약 25%를 생산할 정도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시기 중국 공장 폐쇄 이후에는 베트남산 아이패드와 맥북 생산 거점이 더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상호관세 조치로 베트남과 인도산 제품까지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은 더 이상 우회로로 이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도 애플은 전 세계 판매 아이폰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베트남과 인도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들여 육성해온 거점이다.
애플 연간 매출 4000억달러(약 587조원)원 중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에 달한다. 이 제품들에 관세가 추가로 부과되면 애플은 이 비용을 자체 감당하거나 제품값을 인상해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해야 하는 선택지에 놓인 것이다. 어느 쪽이든 수익성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모건스탠리는 "예고된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애플의 연간 비용이 85억달러(약 12조4737억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주당 0.52달러, 총 78억5000만달러 감소할 것"이라며 "전체 수익의 약 7%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관세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