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강진 발생 닷새째인 1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3000명에 육박했습니다. 수많은 이재민들은 폭염 속에 노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미얀마 사망자가 2719명으로 늘었다고 TV 연설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는 부상자와 실종자가 각각 4521명, 441명이며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오는 6일까지 일주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이날 별도 발표에서 "850만명 이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며 유엔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신뢰할 수 있는 단체를 통해 피해자에게 직접 전달되게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 역시 피해가 상당합니다. 지진으로 도로는 갈라졌고 쓰러진 가로등도 많습니다. 네피도 중심부에 있는 아웅산(1915∼1947) 장군 동상 앞 계단도 이번 지진으로 금이 갔고, 일부는 부서졌습니다.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의 독립영웅이자 '국부'로 현재 군사정권에 의해 수감 중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아버지입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구조대와 시민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참사 나흘째인 지난달 31일, 무너진 호텔에 매몰됐던 여성이 약 60시간 만에 구조됐고, 아파트에 매몰됐던 5살 추정 어린이도 구출됐습니다.
살아남은 주민들과 부상자들은 여진의 공포에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도 건물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못 내고 노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만달레이의 대표적 병원인 만달레이 종합병원의 야외 주차장에는 수백명의 환자들이 침상에 누워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약 10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지만, 여진이 계속되자 부상자들이 병실에 있기를 무서워해 실외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환자들은 뙤약볕을 피해 얇은 방수포 밑에서 부채질하면서 더위를 쫓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의료진도 무더위 속에 밀려드는 수많은 환자를 감당하면서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병원 바깥에서도 많은 사람이 추가 붕괴를 두려워해 건물에서 가능한 한 떨어져서 길 한가운데나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 깔렸다가 구조된 만달레이 주민 아웅수웨이윙(61) 씨는 집 앞에 침상을 깔고 노숙하고 있습니다. 가족 10명 중 자신과 아내만 살았고 나머지는 모두 숨졌다는 그는 "정부에서 해 준 것은 이 침상이 전부"라며 "옆집에서 밥을 줘서 그나마 먹을 수는 있는데 아무것도 없다. 착잡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신을 처리하는 화장터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화장터 직원들은 평소보다 6시간 더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체력적 피로는 물론, 정서적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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