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위험한 생각
대니얼 데닛 지음 / 신광복 옮김 / 바다출판사 펴냄
30년 전 출간 당시부터 철학, 과학, 종교계에 깊은 파장을 일으킨 고전이 드디어 국내에 소개됐다. 199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세계적인 생물철학자인 대니얼 데닛 전 터프츠대 교수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방대한 논의, 높은 난이도, 압도적인 분량 탓에 그간 국내에선 번역되지 못했다. 그러다 과학철학자 신광복 씨가 번역을 맡아 5년 작업 끝에 완성했고, 이후에도 2년에 걸친 치밀한 편집을 거쳐 이번에 정식 출간됐다.
책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생명과학을 넘어 철학, 윤리, 종교, 정치, 심리학 등 인간 문명의 거의 모든 영역에 어떤 전복적 영향을 끼쳤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저자는 진화론이 단지 생물학적 이론에 머물지 않고, 인간이 우주와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 전체를 뒤흔든 '위험한 생각'이었다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윈은 '세계는 신이 창조했다'는 신념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필연이 아닌 우연, 창조가 아닌 축적, 신이 아닌 자연이 모든 것을 이뤘다는 다윈의 생각은 기존 세계관의 근간을 흔들었다. 결국 이 세계는 신의 계획이 아니라 방향도 목적도 없는 '알고리즘적 진화 과정'의 산물인 것이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의 마음과 문화조차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숭상하는 고차원적 문화 역시 생물 진화와 동일한 원리에 따라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신이라는 개념조차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적 산물에 불과하다고 그는 단언한다.
책은 진화론이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질문을 새롭게 던지는 '철학적 사유의 결정체'라는 점을 제시한다. 과학과 철학,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진화론의 모든 함의를 다룬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지적 차원에 다다를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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