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필사의 '맨손' 구조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진 피해를 당한 현지 주민들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습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 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는 이날 기준 사망자가 2028명, 부상자가 34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붕괴 건물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데다 여진까지 이어지고 있어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군사정부와 대립 중인 반군이 통치하는 지역의 피해는 집계하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얀마 강진으로 공사 중인 30층 높이 빌딩이 무너진 태국 방콕에서도 사상자가 늘어났습니다. 이날 방콕시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방콕 내 사망자가 17명이며, 32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실종자는 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가능성을 71%로 추산했습니다. 10만명 이상일 확률은 36%, 1만명에서 10만명 사이일 확률은 35%였습니다. 경제적 손실과 관련해선 1000억달러(약 147조원)가 넘을 확률이 33%, 100억∼1000억달러 (약 14조∼147조원)는 35%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지난 28일 낮 12시 50분께 미얀마 중부의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10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번 지진 위력은 원자폭탄 334개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앙지와 가까운 만달레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건물이 붕괴되고 수도가 끊겼고, 평소에도 순환 단전하던 전력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다 보니 주민들은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 일대에서도 사원 등이 무너져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다행히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은 이번 지진의 피해에서 벗어났습니다.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지만 무너지거나 도로가 유실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양곤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일부 송전탑이 쓰러지거나 망가지면서 전력 공급이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피난해 온 주민들로 양곤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비행기로 이동했지만, 만달레이와 네피도 공항이 폐쇄되면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부서진 곳이 많아 중간중간 국도를 이용하다 보니 이동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에서는 필사의 구조작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구조대와 시민들은 마땅한 장비가 없어 손으로 잔해를 파내는 형편입니다. 가톨릭 구호단체 소속 카라 브래그는 "많은 사상자가 나왔지만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고, 지금까지 구조 활동도 대부분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이 손으로 잔해를 치우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 국제기구들은 긴급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WHO는 이날 미얀마 지진을 최고 등급의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800만달러(약 117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미얀마 군사정권은 반군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지 세 시간도 되지 않은 28일 오후 3시30분쯤 만달레이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나웅초에서 폭격으로 7명이 사망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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