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그리고 케네디 형제

이상돈 지음 / 에디터 펴냄


'조물주가 창조한 최고의 미인'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먼로.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유명한 지하철 환풍구 장면의 주인공이었던 그녀는 인간으로서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곁으론 화려했지만 내적으로는 외로웠고, 자의식은 강했으나 동시에 의존성이 강한 양면성을 지녔다. 대중은 그녀의 연기에 환호했으나 정작 자신은 연기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렸다. 이런 모순은 그녀를 납득하기도, 설명하기도 어려운 이상한 죽음으로 이끌었다.

법학자이자 국회의원을 지냈던 저자가 쓴 책은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먼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다. 먼로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먼로는 남성 우위의 할리우드 체제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 시스템을 이용해 스타가 된 아이콘이었다. 먼로는 매우 불우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런 먼로가 우연한 기회에 포토그래퍼의 눈에 띄어 모델이 되고, 그 후 할리우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할리우드는 나이든 부유한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먼로는 이들이 지배하는 할리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으로 결국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세상은 스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법, 먼로는 그 법칙을 최대한 이용할 줄 알았다. 스타가 된 먼로는 당대 최고의 인물들을 만났다. 먼로와 결혼했던 조 디마지오는 최고의 야구 선수였고, 아서 밀러는 최고의 극작가였다. 20세기 폭스의 대릴 자누크 회장, 미국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던 프랭크 시나드라, 먼로와 함께 영화를 찍은 올리비에 로렌스, 이브 몽땅, 클라크 게이블도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먼로는 당대 미국의 최고 권력자인 케네디 대통령 및 제2인자인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법무부 장관과 연인 관계였다. 그러나 케네디 형제와의 관계로 인해 먼로의 생은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케네디 형제도 먼로의 뒤를 이어 같은 운명의 길을 갔다.

흑백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넘어가던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초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배우였던 먼로. '섹스 심벌'로 불렸던 그녀는 전통적인 모럴에 묶여 있던 미국 여성들이 '성(性)의 자유'라는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시기에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배우이자 당시의 시대정신을 상징했다. 그런 그녀의 생이 겨우 서른여섯의 나이에 갑자기 멈춰버렸다. 그녀의 죽음은 많은 의문과 의혹을 남겼지만, 그녀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먼로의 이상한 죽음은 그대로 묻히는 듯했으나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그녀의 이상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오랫동안 애쓴 많은 사람의 노력 덕분에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비밀의 문이 열렸다. 먼로의 일생은 이 세상의 영화(榮華)와 그 뒤에 숨겨진 욕망과 갈등의 끝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먼로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어느 틈에 그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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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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